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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함께>"여울목"서 이기적 어머니 변신 김창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좋은 엄마,착한 주부역만 하다지독한 가족이기주의의 화신인「차주옥 여사」를 맡으니 겁이 나더라고요.고정된 이미지를 무릅쓴모험이었지만 히스테릭하게 소리치는 연기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장점도 있고….
동경하던 연극무대에 오른 기분이 라고나 할까요.』 탤런트 김창숙(46)이 오랜만에「악역」을 맡아 활력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끈다.MBC주말극『여울목』에서 심은하의 어머니「차여사」를 맡은 그는 시골 사는 시부모 한번 뵈러 가는 일 없이 딸의 출세(결혼)와 축재에 골몰하는 중 년여성상을 짱짱한 목소리로 시원스레 연기하고 있다.
68년 TBC 5기로 데뷔 당시 19세의 꽃다운 대학1년생(경희대 무용과)이던 그가 올해로 벌써 연기생활 26년의 중견 탤런트가 됐다.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안겨주는 연기 스타일로 유독 엷은 40대 여성연기자층을 주름잡는 그는 데뷔 당시엔 TV가 뭔지도 모르고 방송사에 원서를 낸 철부지 아가씨였다.
시원스런 이마와 동그란 얼굴이 영락없는 사극用이라고 판단한 방송사측은 먼저 어린 기생역으로 그녀의「끼」를 시험해본 뒤 두번째 작품『서울이여 안녕』에서 당시의 차인표였던 이순재를 놓고인기 여우 나옥주와 삼각경쟁을 벌이게 만든다.이 어 가련한 벙어리 딸 역으로 나온『마부』는 시청자의 누선을 자극하며 크게 히트,그녀에게 70년대 전반기 최고 스타의 자리를 안겨준다.낮에는 최루성 멜로 사극의 히로인이던 그는 밤에는 집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던 회사원들(당시 극성팬은 20대가 주류였다고)을 피해가며 동갑내기 사업가와 밀애 끝에 77년 결혼,브라운관을 떠난다. 『주부로 집안에만 있자니 갑갑하더라고요.두 아들도 제법큰 80년에 마침 컬러방송도 시작돼 출연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결국 82년「딱 한번」이란 전제 아래 방송사 나들이를 한 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계기가 됐어요.』스타의 빛은 이미 꺼졌지만 결혼 후 집에 틀어박힌 다른 여배우들의 공백을 대신하며 20여편의 드라마에서 30~40대 주부역을 독점해온 그는『그저 예쁜 얼굴로 때우던 처녀때보다 오히려 연기의 참맛을 즐긴10년』이라고 연기생활 2기를 회고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집안일도 더 즐거워지더라는 그는 1주일에 사흘은 무역업을 하는 남편,두 아들과 함께 지내는 다정한엄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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