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아시아의고동>印支3國14.베트남-한국기업의 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바람은 어느나라 기업 못지않게 뜨겁다.
투자 적지(適地)를 찾으려는 한국기업인들이 베트남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으며 호치민.하노이는 물론 동나이성.송베성.빈푸성.하이퐁등에는 이미 많은 수의 기업들이 터를 잡고 있 다.
한국기업들이 「베트남 특급」에 동승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됐다.베트남정부가 도이모이정책을 택한 2년후인 88년부터다.초기엔 섬유.봉제등의 분야에서 임가공형태의 투자가 진행되다 90년대 이후 본격적인 직접투자 진출이 시작돼 지금까 지 한국기업의 對베트남 투자실적은 84건 7억6천8백만달러(10월말 기준)에 달한다.
업종별로 보면 국내에서 고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던 봉제.의류(14건),가방(10건),신발(9건),직물(5건)분야의 투자건수가 많고 전기전자(6건),비철금속(5건),철강(5건)등다양한 업종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초기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어려움도 많았고 시행착오도적지않았다.베트남이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의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외국인투자와 관련한 여러가지 법령체제가 정비되지 않은데다 베트남의 국민성.문화관습 등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게 대부분이다.(曺泳福 貿公호치민무역관장) 다소 불미스런 문제가 야기되기도 했지만 한국기업들은 베트남정부로부터 대만.홍콩등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있다.『베트남의 경제재건에 한국기업이 기여한 점은 적지않다.한국의 기업들은 상당히 일찍부터 베트남에 들어와 고용증대.기술이전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가협력투자위원회(SCCI)의 다우녹 수안위원장의 말에 의하면 한국기업은 호텔이나 부동산투자.서비스업 진출이 많은 대만.홍콩과는 달리 주로 제조업 분야에 진출한 것이 베트남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또 베트남진출 한국기업들이 상사협의회.진출기업협의회등을 구성,수재의연금등을 모아 전달하는등 베트남사회에서 한국 이미지를 높이기위해 애쓰는가 하면 노무관리등에 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한.베트남간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한 것도 베트남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데 도움이 됐다.(신상호 코오롱호치민지사장.호치민한국상사협의회장) 베트남정부는 특히 포철(浦鐵)을 각별히 생각한다.호치민의 POSVINA(아연도금강판제조),하이퐁의 VSC-POSCO(철근.봉강제조)와 VIETNAM PIPE(강관제조)등 포철투자기업이 베트남경제재건에 필수적인 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
베트남은 대한(對韓)경협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중 두 무오이서기장의 방한(訪韓)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같은대한경협 강화움직임과 한국기업에 대한 베트남정부의 높은 평점은앞으로 새로 진출하려는 기업에 상당한 힘이 될 게 틀림없다.(삼성물산베트남총괄 金晋圭상무) 그렇다고 무작정 한 건 한다는 식으로 대들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현지진출기업들의 조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