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 경제학으로 설명-美 두교수 모델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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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에서 범죄에 대한 예방책을 경제이론으로 규명한 연구결과가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美 캘리포니아 버클리大의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와 자네트 옐렌교수는 브루킹스 연구소가 발간한 「가치와 공공정책」이란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역사회의 조직적인 방범활동과 신고정신이 효율적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경 제모델을 제시했다. 이들의 연구는 범죄를 통제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가 있다는데서 출발한다.일반적으로 주류 경제학자들은 범죄가 합리적인경제적 선택이라고 설명한다.범죄자들은 범죄로부터 얻을 수 있는이득이 범죄를 저지르는데 따른 비용보다 크다고 생각할 때 범죄를 감행한다는 것이다.애컬로프.옐렌 모델도 범죄가 범죄자들의 선택이라는 가정은 주류경제학과 같다.그러나 범죄예방에 대한 처방은 다르다.
이들은 범죄비용을 효과적으로 높이는 방법은 처벌강화보다는 지역사회가 더이상 범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다.
통상 지역주민들은 어느 정도까지의 범죄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하기 보다는 외면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범죄에 협력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범죄자들이 범죄에서 얻는 이득이 크다.
그러나 범죄가 지역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면 주민들이 경찰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범죄가 줄어든다. 한 지역사회의 범죄율은 범죄자들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욕구와 그같은 범죄로 인해 지역사회의 분노를 촉발하게되는 최저수준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게된다는게 이들의 분석이다.따라서 지역사회가 범죄를 용인하는 수준을 낮추면 그만큼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범죄를 막기위한 최선책은 결국 범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뿐이라는 애컬로프교수의 지적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金鍾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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