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 포청천.긴급구조119 사회현상 맞물려 시청률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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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사회현상과 맞물려 최근 시청자들의 관심거리로 등장한 TV프로그램이 있다.
현재 검찰이 12.12사건을 기소유예키로 하고 세도비리사건에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KBS『판관 포청천』을 보면서 정의로운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으며 각종 사고에 짓눌린 시청자들은 『긴급구조 119』를 보며 사고에 대한 위기의식을 달래고 있다.
요즘 시청자들사이에서 부정부패와 맞서 싸우는 명판관의 얘기를그린 KBS-2TV 『판관 포청천』(금 밤9시50분)이 평균시청률 25%의 시청률을 기록하는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판관 포청천』의 인기는 우연히도 최근 검찰에서 12.12 군사반란죄 기소유예방침을 정하고 세도 비리사건이 속속 드러나고있는 사회분위기와 시기가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욱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판관 포청천』은 대만 CTS社에서 제작,KBS영상사업단이 수입한 것으로 중국 송나라 청백리의 표상으로 알려진 명판관 포청천의 개혁실천 사례를 극화한 것이다.고전 신파극을 연상시킬만큼 구성이나 영상등이 다소 촌스럽지만 액션과 사랑 등 흥미진진한 무협적 요소와 더불어 부정부패를 척결하면서 정의를 지키는 포청천의 행동이 세도비리에 기가 질린(?)시청자들을 감동시키고있다는 것이다.
특히 숨겨진 범인들이 대부분 황제나 황제측근등 권력층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아랑곳없이 범인을 찾아내 엄중하고도 명쾌한 판결을 내리는 포청천이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판관 포청천』이 인기를 누림에 따라 KBS는 13회분만 수입키로 한 당초 계획을 변경,최근 26회분을 추가로 들여오기로 계약했다.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건,지난 7일 발생한 아현동 가스폭발화재사건등 최근 대형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KBS-1TV 『긴급구조 119』(화 저녁7시35분)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긴급구조 119』는 각종 화재등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을 벌이는 119구조대의 활동을 철저하게 사건재현을 중심으로펼쳐보이는 다큐드라마.기획 당시엔 고정프로로 과연 소재가 다양하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으나 방영 초부터 25%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각종 사건이 연속 발생한 사회분위기가 긴급구조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였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긴급구조…』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오필훈PD는 『사고는 예고없이 언제,누구라도 겪을 수 있다는 현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긴급구조에 더욱 관심을 고조시킨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사건을 현실감있게 재현,사 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구조…』제작팀은 지난 성수대교 붕괴사건때 제작에 참고하기 위해 사건현장에 출동했었다는 것.제작진은 그러나 『온 국민에 아직도 상처가 깊게 남아있는 대형사고를 재현할 계획은 갖고있지 않다』고 말했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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