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대 홀린 황석영씨 입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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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2일 소설가 황석영씨<中>와 정호승 시인<左>이 한국작가 최초로 베이징대 중문과에서 문학 강연을 했다.

한·중 문학인 대회 중국 행사가 12일 베이징에서 개막됐다. 한·중 문학인대회는 한·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해 양국 문화부가 공식 우원한 첫 공식 문학교류 행사다. 한국에선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중국에선 중국 최대 작가 조직인 중국 작가협회가 행사를 진행한다. 10월 서울에서 1차 한·중 문학인대회가 열렸고, 이번엔 중국(베이징·상하이)이 한국 작가들을 초청했다.

첫 공식 교류란 점에서 행사에 참가한 작가의 면면이 화려하다. 이번 중국대회를 위해 한국에서 고은·김우창·황석영·김원일·김광규·정호승·안도현·은희경·신경숙·김인숙 등 23명의 문인이 날아왔고, 중국에선 티에닝 중국작가협회 주석을 비롯해 진빙화·왕안이·예신 부주석, 소설가 모옌·차오원센 등 당대 중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가했다.

12일 오후 중국에 도착한 한국 작가들이 중국 독자를 찾으면서 행사는 시작됐다. 소설가 황석영씨와 정호승 시인은 베이징대학 중문과 학생을 상대로 문학강연을 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강연엔 중문과 학생 8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황석영씨는 특유의 입담으로 자신의 문학 세계를 소개하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을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베이징대 중문과 원로우민 주임교수는 “한국작가가 중국문학의 심장인 베이징대학 중문학과에서 강연한 건 최초”라고 말했다.

중국 행사는 18일까지 이어진다. 14일엔 한중문학인 포럼이 예정됐고, 17일엔 상하이 황포강에서 선상 낭독회가 열린다. 이외에도 대담·강연 등 20여 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티 에닝 중국작가협회 주석은 “이번 행사는 명실상부한 양국간 문학교류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고 의의를 밝혔다.

 베이징=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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