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고속도로 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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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직 사업자도 정해지지 않은 영종도 신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건설에 통행료등을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용어해설 참조)형태의 장기 거액대출을 서로 하겠다고 내로라 하는 국내외 은행들이 벌써부터 활발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상인 영종도 고속도로는 인천 중구 운서동에서부터 경기도 고양시 강매동까지 총연장 36.5㎞(육교 포함)의 6~8차선 도로로 오는 99년 완공목표로 내년 2월께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대출규모는 공사 사업자가 선정되고 통행료나 무상사용기간등 구체적인 사업내용이 결정되는 내년 2월께 이후라야나오지만 대략 대출 규모는 총공사비(1조7천억~1조8천억원)의80%인 1조4천억원선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
이 정도면 지금까지 단일 사업에 대한 국내 금융권의 대출규모로는 최대 수준이다.
금융계에 따르면 신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장기대출권을 노리고 뛰고 있는 곳은 국내 은행으로는 산업.외환.제일은행 등이 있으며 국내에 진출해있는 씨티은행을 비롯해 체이스 맨해튼.BA 아시아등 외국은행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들은 고속도로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뛰고 있는 현대.동아.한진.금호등 건설회사들을 상대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한 자금조달의 주간사은행을 맡기 위한 접촉을 벌이고 있다.
산업은행의 경우 특히 영종도 고속도로 건을 노리고 올초 27명의 베테랑으로 구성된 사회간접자본팀을 발족시켰다.
산은은 이번 건뿐 아니라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계속될 대규모건설공사나 민자(民資)로 건설될 사회간접자본(SOC)시설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 공급권을 책임진다는 전략이다.
제일.외환은행도 그동안 동남아등지에서 쌓아온 프로젝트 파이낸싱기법을 국내에 활용키 위해 전담팀을 가동중이다.
씨티등 국내진출 외국은행은 물론이고 홍콩을 중심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BA 아시아.체이스맨해튼등 미국계 유수은행들도 관련 기업과 접촉하는가 하면 정보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계 은행들도 자국(自國)정부의 지원을 받아가며 경부고속철도 기종 선정때 못지 않게 열심히 뛰고 있으며 일본계 은행들도 물밑에서 접촉을 벌이고 있다.
각 은행들이 이처럼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예대업무등 통상적인 은행업무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 부문이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건뿐 아니라 앞으로 민자로 건설되는 SOC 시설에 대한 장기대출로 연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이와 관련,민자유치촉진법및 시행령은 고속도로의 통행료등 사업권자체가 금융권의 담보대상으로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동 법 24,25조). 은행권은 그러나 영종도 건은 워낙 덩치가 커 한두 은행이 독자적으로 전체 자금을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국내은행이 주축이 되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부 외국계은행들이 공동참여하는 신디케이트 론 형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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