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브>통계정보와 경제실상의 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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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해마다 연말이 되면 정부와 기업들은 내년을 대비하는 새로운 계획수립에 나서게 마련이다.정책당국은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작성하며 각 기업체 역시 내년도 투자및 자금계획등을 수립하게 된다.이러한 모든 계획수립들은 결국 각종 경제통계들 을 사용해 현재의 경제현상을 파악하고 또 이에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는 수순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이때 사용하는 각종 통계들이 경제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마치 잘못된 지도를 가지고 태평양 횡단계획을 수립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일이 될 것이다.근착「비즈니스위크」에 의하면 실제로 경제상황과 통계사이의 괴 리가 커지고있다고 한다.즉 현재의 경제통계들이 그 정확성과 신뢰성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에서는 경기호조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됨에 따라 인플레우려가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실제로는 사실을 과대포장하고 있다고 한다.즉 현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율 3%정도로 발표되고 있지만 이러한 지표들은 제품의 품질향상과 소비자 구매행동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서 이러한요인들을 반영시킬 경우 실제의 상승률은 2%정도에 불과하리라는것이다.또한 공장가동률도 84%정도로서 향후 생산능력부족에 따른 물가상승우려를 더해주고 있지만 ,이러한 통계는 미국내의 공장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므로 기업의 해외생산설비확대를 반영하지못하고 있고,또 기업들은 그간의 생산성확대 노력에 따라 새로운공장의 설립없이도 생산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으므로 이 역시 실제상황을 과대평가하 고 있다는 것이다.반면 현재 미국의 장기생산성증가율이 연율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매우 과소평가된 것이라 한다.즉 정보화 진전에 따라 소프트웨어.금융.통신.오락흥행등 이른바 정보산업부문의 규모와 생산성향상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데 전통적인 통계추계방법에서는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예산의 0.2%에 상당하는 약 27억달러를 각종통계작업에쏟아붓는 미국의 현실이 이러할진대 과연 우리의 통계현실은 어떠할지 매우 궁금하다.우리도 미국과 같이 경제의 구조가 변하고 있고 각 부문간의 연관관계가 심화되고 있으므로 향후 보다 정확한 통계추계를 위해서는 통계체제를 개편하고 전문화하는등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멕시코 최초의 민선대통령인 살리나스가 1988년 대통령취임이후 제일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것이 바로 통계작업을 담당하 는 기관을 현대화하는 작업이었다. 이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사회에 있어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통계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三星경제硏 연구위원.經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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