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노하나 요코즈나 등극-日언론.국민 합작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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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일본열도에 씨름꾼 다카노하나(貴花.22)열풍이 불고 있다.신문이나 방송에서는 23일 일본씨름 스모의 최고봉 요코즈나(橫綱)에 오른 그의 기사가 연일 크게 보도되고 있다.특히 선정적인일본의 상업방송은 그에 관한 특집을 다투어 내고 있다.공영방송인 NHK마저 30분간 그의 성장과정과 씨름기술에 관한 특집방송을 했다.
스모의 최고위 요코즈나에 미국출신의 아케보노가 버티고 앉아 있다.92년부터 일본인 출신 요코즈나가 없다.일본인들로서는 보통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다카노하나는 지금까지 일본스모계의 각종 기록을 깨뜨리면서 승승장구,이같은 일본인들의 자존심을 되찾아줄 재목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어린데다 탤런트 뺨칠 정도의 용모,지나칠 정도로살찐 일반 스모선수들과 달리 균형잡힌 잘 빠진 몸매 등 그는 스타가 갖춰야 할 요소를 골고루 갖췄다.그런 그가 2회 연속 15전전승으로 우승하면서 요코즈나가 됐으니 일본인들이 열광할만도 하다.
이처럼 스타적인 요소를 갖췄다하나 다카노하나는 중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프로 씨름꾼일 뿐이다.인터뷰에 나오는 그의 답변은 천편일률적으로 귀담아 들을 것이 별로 없다.어떻게 보면 무식하다 할 정도로 말을 못한다.그렇지만 일본인들은 씨 름의 달인이라는 측면에서만 그를 보고 있다.어떤 일이라도 그 분야에서 최고봉에 달한 사람을 항상 존경하는 일본인들의 일반적인 습성 탓이다.다카노하나가 누드집을 내 화제가 된 미야자와 리에와 약혼했다가 파혼했으나 전혀 흠이 되지 않는 다.매스컴은 이를 애써외면하고 들추려고도 하지 않는다.한국 씨름에 큰 발자취를 남긴이만기(李萬基)등 스타들이 은퇴했을때 우리는 과연 어떤 대접을했는가 한번 되새겨 보자.
[東京=李錫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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