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에서>프로야구 확대재생산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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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OB베어스의 초대 사장을 지낸 박용민(朴容玟)씨는 이런 주장을 한 적이 있다.
『한국프로야구의 가장 큰 문제는 1백10원파가 90원파에게 밀리고 있다는 거야.』 『그게 무슨 얘기죠?』 『가령 10원의적자가 났다고 해.제일 손쉬운 방법은 1백원쓰던걸 90원으로 10원 줄여 쓰는거지.반대로 1백원 써서 1백10원 벌면 10원 더 벌어 적자 10원을 메우는 수도 있고.결국 확대재생산이냐,축소지향형이냐인데 우리구단엔 축소형이 더 많아 큰 문제야.
』 올해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실업야구의 공룡,현대팀 등장이다.아마야구의 대어들을 싹쓸이한데다 계약금까지 하늘높은 줄 모르게 올려놓아 프로구단들을 골치아프게 만든 것이다.
현대가 프로야구 창설을 준비하다 4백50억원의 가입금에 플러스 알파의 조건이 붙는 바람에 포기하고 아마야구를 맡은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오솔길을 안내주니까 들어가지 말아야 할 잔디밭에 들어가 지름길을 마련하려는 것이다.그럼 기존의 8개구단은 왜 현대의 프로야구 참가를 거부한 것일까.
朴사장의 지론대로 90원파가 1백10원파보다 더 우세했기 때문이다. LG.태평양등의 1백10원파가 적극적인 투자로 성적을올리고 있는 판에 현대까지 뛰어들어 1백10원파가 더 늘어나면90원파는 더 쪼그러들 수 밖에 없다.이런 상대적인 위기의식이현대의 참가를 거부한 진짜 원인이다.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선 90원쪽보다 1백10원쪽이 훨씬 바람직하다.국회등원을 거부하고 장외로 뛰쳐나간 야당처럼 장외에 머물고 있는 공룡 현대를 장내로 끌어들이는 현명함과 아량이 필요하다.확대 재생산이야말로 프로야구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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