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900 언제 돌파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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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올 들어 1백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종합주가지수가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 힘입어 어느덧 9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말 810.71에서 출발한 올 종합주가지수는 17일 884.30까지 상승했다. 이미 주가가 너무 올라 국내 투자자들은 손을 놓고 있지만 증시는 세계 경제회복과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2002년 5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선의 문턱에 도달했다.

◇힘얻는 낙관론=국내외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도 비관론은 쑥 들어가고 낙관론이 대세다. 더구나 낙관론자들은 최근의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상반기 중 9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며 우량종목들은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싸다는 점을 강조했다.

UBS증권 장영우 전무는 "상반기 중 지수전망을 950~1,000으로 본다"면서 "전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가운데 산업생산.재고.실업률 등 주요 지표가 계속 개선되고 있어 국내 증시의 상승추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내수가 더 악화되지 않고 2분기에는 약간의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9배에 불과한 것도 추가 상승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유동원 상무는 "증시가 강세에 있기 때문에 연중 최고 1,025포인트를 기대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난해 많이 안올랐고 올해는 기업들의 실적증가율이 높아 상승탄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의 시장 친화적 정책도 외국인 매수에 긍정적"이라며 "외국인의 눈으로 봐도 기업지배구조도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증시 차별화는 심화=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외국인들의 매기가 국내 증시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달러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달러를 줄이고 해외자산을 찾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겠지만 투자 대상은 계속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 종합주가지수는 올라가더라도 오르는 종목은 선별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의 입맛을 잘 아는 UBS 張전무도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은 내수 회복이나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종목들로 현대자동차, 철강.화학 등 소재주, 포스코, SK(주),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으로 국한된다"고 분석했다.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 등 금융주, 현대차.기아차 등 자동차주,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소비주 등을 꼽았고, 현대증권은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대표주와 수출주, 물동량이 늘고 있는 해운주 등으로 상승 유망주를 꼽았다.

반면 줄곧 신중론을 펴온 JP모건 이승훈 상무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주요종목을 빼면 특별히 올랐다고 할 수 없다"며 "지수전망을 크게 상향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李상무는 "자동차나 유통업종에 대해 안이한 낙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내수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망스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경계론을 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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