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빌 게이츠가 대통령에... 그것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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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세계 제1의 갑부, 빌 게이츠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출마한다면? 그리고 그의 부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엄청난 공약들을 쏟아낸다면? 일본소설에나 어울릴 법한 황당한 상상으로 이 소설은 시작된다.
◎   이뿐만이 아니다. 원가가 5백 원도 안 되는 루이비통 생수를 1만 원에 팔기로 결정하게 되는 요절복통 음료회사의 마케팅 회의 이야기 <비싸게>, 파파라치 기술(?)을 시스템화 하여 해외로 수출하는 내용의 <주식회사 파파라치>, 불법 다운로드에 지친 음악인들이 저작권을 행사하여 클럽에도, 카페에도, 주유소에도,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는 사회를 그린 <백분토론> 등 황당무계하면서도 동시에 매우 그럴 법하기도 한 내용의 단편소설 10편이 수록되어 있다.
◎   한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블랙 코미디로 그리고 있긴 하지만, ‘공중그네’ 등을 쓴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한다는 카피라이터 출신 작가의 취향 때문인지 읽는 내내 최근 유행하는 일본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된다. 표지 역시 최근 일본소설의 표지를 도맡아 그려온 이진아 씨가 맡았다.

■ 저자 소개
◎   광고회사 대홍기획 카피라이터로 출발, 현재 달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   《우리 이름은 사랑입니다》(96년 교보/영풍 베스트셀러), 《장사 잘되는 집에는 이유가 있다》 등 다수의 시집과 수필집, 마케팅 서적을 출간했다.

■ 본문 중에서
◎   “어느 날 인터넷에 이런 유머가 떴더군요. 그 분의 전 재산을 벌려면? PC방에서 172억 5,925만 시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또는 로또에 연속으로 23,300번 1등 당첨된다. 그 분의 전 재산을 소비하려면?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 17,660여 채를 산다. 또는 우리나라 전 국민에게 1인당 52만 개의 신라면을 나눠주거나 자장면 1억 3,314만 그릇을 주문해주거나 스타벅스 커피 105억 4,540만 잔을 사서 나눠준다. 전세계 5,658만 명이 받을 수 있는 에이즈감염 퇴치 교육지원금으로 낸다. 우리나라 땅 650만 7,140평(서울의 5.4배)을 사버린다. 정말, 엄청나지 않습니까? 하지만, 진짜 그 분이라면 자신의 재산을 어떻게 쓰실까요? 여러분- 박수로 맞아주십시오. 세계 제 1의 부호이자, 세계에서 가장 기부를 많이 하는 CEO, 빙계추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십니다.” 스캇의 소개와 함께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그 동안 소문으로만 여겨졌던-심지어 누군가 온라인 상에 루머로 퍼뜨린 것으로 판단하여 사이버수사대가 동원되었던-일이 현실로 되는 순간이었다. 눈부신 플래시 세례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며 등장하는 빌을 바라보는 스캇의 가슴도 뜨거워졌다. - <국민 여러분 빙계추입니다> 中에서

◎   “허허허허, 껌 값이군. 껌 값이야! 난 원래, 한 만 원 넘을 줄 알았어. 그렇게 싼 값에 세계적인 명품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면 정말 대박나겠는 걸, 삼천 원? 좋아! 그럼 아까 모델료를 더했을 때 오천 원이었으니... 더해도 팔천 원밖에 안 되는군. 허허, 그렇게 하겠다고 그래. 좋아, 좋아좋아좋아. 이 L프로젝트... 아니... 이제 제품명도 확정하지 뭐. 우리 회사의 최고 기대주, 신 개념 생수, 럭셔리 한 그 이름, ‘루이비토 생수’의 가격은 한 병에 일만 원이다!” 모두들 아연실색하는 눈치였다. - <비싸게> 中에서

◎   대개의 아파트 욕실의 욕조는 어깨를 담그면 무릎이 나오고 무릎을 담그면 상반신이 드러나버린다. 그리하여 욕조는 단수(斷水)기간에 물을 받아놓는 거대 용기(用器)의 대용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건설업자에게 제기하면 “욕조회사들이 작은 욕조만 만들어내기 때문에”라 변명하고, 욕조회사에 얘기하면 “아파트 설계하는 사람들이 욕실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서”라고 변명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이 두 업자들의 멍청함과 이기심으로 인해 계속해서 불편함을 겪어야만 하는 것인가? 우리는 언제까지 우리의 아파트에서 그런 무용지물을 보아야만 하는가? 내가 주장하는 것은 몇 백만 원짜리 외제 욕조처럼 멋있는 욕조도, 무척 진보된 인체공학적 욕조도 아니다. 기존의 것보다 그저 한 50cm정도 더 긴 평범한 욕조다. 체형에 따라 옷의 사이즈(규격), 침대의 길이, 소형차의 실내공간도 바뀌는 마당에, 6.25 동란 이후 변하지 않는 건 욕조의 길이뿐이다. - <발명에 관하여> 中에서

◎   많은 네티즌들이 음악의 가치를 이야기하시면서 비틀즈 얘기를 하십니다. 비틀즈처럼 만들면 사지 말라고 해도 산다고. 그런데 왜 클럽에 가면 비틀즈 음악에 맞춰 춤추지 않고 저희 쓰레기 음악에 맞춰 춤을 추시는 거죠? 음악에는 장르가 있습니다. 감상할 수 있는 장르가 있고, 들으면서 즐기는 장르가 있습니다. 소장 가치를 느끼게 되는 노래는 대부분 감상할 수 있는 장르의 노래들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소장가치가 없다고 해서, 저희가 만든 ‘즐기는 노래’는 무조건 무료로 사용되어야만 하는 건가요? 그래서 공공장소에서의 음악 사용에 돈을 지불하시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저희 같은 가수들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으니까요. 저희 같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가 없으면 무엇에 맞춰 춤을 추시겠습니까? - <백분토론> 中에서

* 도서 : 국민여러분 빙계추입니다
* 저자 : 지병주
* 출판사/정가 : 태동출판사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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