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社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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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소프트웨어 황제」 빌 게이츠와 그가 일으켜 키운 마이크로 소프트社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한 몸」이다.20년전 보잘 것없는 벤처기업으로 설립된 마이크로 소프트는 지금 세계 컴퓨터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으로 컸다.빌 게이츠와 마이크로 소프트,세계 정보산업계에서 이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조명해 본다.
[편집자註] 「소프트웨어 제국(帝國)」마이크로소프트.전세계 대부분의 개인용 컴퓨터(PC)가 이 회사가 만든 운영체계(OS)에 의해 움직이고 세계 40여개국에 현지법인을 거느리고 있다.1만5천명에 이르는 직원 1인당 매출이 연간 30만달러가 넘고 올해 순이익이 11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지난 75년 빌 게이츠와 폴 앨런에 의해 미국 뉴멕시코州 앨버커키에서 설립됐다.
시애틀에서 발행되는 일간종합지『포스트인텔리전시』의 제임스 왈라스기자는『초창기 이 회사의 일은 대부분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이 은행.회사등에 소규모의 사무자동화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공급하는 것』이었다고 지난해 발행한 빌 게이츠 자서전에서 밝혔다. 3년뒤 마이크로 소프트는 빌 게이츠의 고향인 시애틀 인근의 워싱턴州 벨뷰로 옮겼다.81년은 마이크로 소프트에는 뜻깊은한 해였다.그해 마이크로 소프트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건실한 기업으로 인정받은데 이어 당시 세계적인 컴퓨터회사 I BM과 협력관계를 하는 행운도 얻었다.
86년 3월13일 뉴욕증권거래소에 21달러로 상장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은 하루 오를 수 있는 법정 한도를 꽉 채운 25달러75센트까지 오른 뒤 폐장됐다.당시 대부분 주가는 10달러선이었다.다음날『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 소프 트의 기업공개소식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면서『10여년만에 매출고 2억달러선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의 시가로 증권거래소에 등장했다』고 소개했다.81년에는 또 지금까지 PC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는 IBM PC에 마이크로 소프트가 개 발한 이 회사의 간판 상품이 된「MS-도스」가 탑재돼 선보였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90년 독자적으로「윈도우 3.0」을 발표,윈도우시대를 열었다.이 회사의 데스크톱 마키팅매니저 매트 미제락씨는『90년대 들어서 마이크로 소프트는 거의 매년 매출액 경신기록을 세웠다』고 최근 마이크로 소프트 본사를 방문한 기자에게 말했다.마이크로소프트의 외형은 우리나라 삼성전자의 3분의1규모로 외형만으로는 세계 거대기업군에 미치지 못한다.하지만 고스란히 소프트웨어 한 분야에서만 매출을 늘리고 있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데에 경영측 면에서의 특징이 있다.마이크로소프트는 86년 상장이후 네차례 증자를 실시,현재 자본금은15억달러에 지난 23일 뉴욕증시 주가가 63달러로 마감됐다.
빌 게이츠는 최근 큰 고민에 빠져 있다.점차 비대해지고 있는마이크로 소프트가 90년대 들어 쇠퇴의 길을 가고 있는 IBM의 전철을 밟지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세계의 모든 사무실 책상과 가정에 컴퓨터를』이라는 구호로 회사를 창립했던 빌 게이츠는 이제 『손가락끝에서의 정보(Information at your Fingertip)』를 외치면서 21세기를 맞고 있다.인류의 21세기의 삶 모두를 마이크로 소프트의 제품으로 꾸며 놓겠다는 이 구호는 최근「홈(HOME)소프트웨어」캠페인으로 연결되고 있다.
〈李元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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