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협상 프로야구각구단 협상 채비-아마 몸값폭등에 빈곤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연봉협상의 계절을 맞아 8개구단은 올해 성적이 부진한 고액연봉자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폭 삭감하자니 그동안의 팀공헌도를 들먹이며 반발할 것이 뻔하고,그대로 두자니「신상필벌의 원칙」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아마야구 현대가 신인 몸값을 천정부지 올려놔 프로야구선수들에게 강한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게 했다.이에따라 프로선수들도 그동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까지합쳐 대폭인상을 주장할 태세다.구단측도 전체적인 연봉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나 고액연봉자인 이들「뜨거운 감자」에 대한 처리로 고심하고 있다.
1억3천만원의 연봉을 받고 6승4패12세이브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긴 선동열(宣銅烈)은「구단이 알아서 줄 것」이라며 느긋한자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구단은 올해 연봉계약때 별도의 보너스도 지급한 만큼 대폭삭감이 불가피하다며 으름장 을 놓고 있다.해태는 김성한(金城漢)의 연봉을 어느정도 보전해주기 위해 플레잉코치직을 제의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8천만원을 받아 연봉 랭킹 2위를 기록한 롯데 윤학길(尹學吉),7천만원을 받은 삼성 김상엽(金相燁),7천8백만원의 한화 장종훈(張鍾熏)도 그동안의 팀공헌도와 최근 부쩍 높아진 선수 몸값을 들며 대폭삭감은 받아들일 수 없고 최소한 동결을 주장할태세를 보여 연봉협상의「뜨거운 감자」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4천5백만원을 받은 김기태(金杞泰.쌍방울)는 올해 연봉협상에서 최소 8천5백만원을 요구할 생각이다.
자신의 팀공헌도나 팬들에게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전혀 무리가 없는 액수라는 것이 金의 주장이다.또 매년 자신이 구단제시액에 순순히 따랐기 때문에 나머지 선수들의 연봉협상에도 피해를 주었다며 이번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자세 다.
지난해 계약금 7천만원을 받고 해태에 입단,「해태의 7천만원은 다른 팀의 억대」라는 묘한 위로를 받았던 이종범(李鍾範)도1억원이 아니면 도장을 안 찍겠다고 주장하고 있다.특히 당시로도 다른 신인에 비해 적은 계약금을 받았던 李는 최고의 성적을남긴 올해「성적대로 받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LG 정삼흠(鄭三欽)은 1억원을 요구하고,한화 정민철(鄭珉哲)은 3천6백만원에서 7천만원,한용덕(韓容悳)은 5천3백만원에서 8천만원까지 연봉을 올릴 생각이다.그러나 이들의 주장과 구단의 생각은최소 1천만원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5천4백50만원을 받고 9승을 올린 송진우(宋津宇.한화)가 소폭인상 내지 동결을 주장하는등 평범한 성적을 남긴 선수들조차 그동안 부당하게 받아온 대우를 보상받겠다며 벼르고 있다. 〈金弘植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