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PEOPLE]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 회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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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 12면

블룸버그 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루퍼트 머독(76·사진 가운데)의 후계자 자리가 차남으로 정해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와 로이터 통신 등은 현재 브리티시스카이방송(BSkyB)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머독(34·사진 오른쪽)이 뉴스코프의 아시아 및 유럽 지역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를 맡아 사실상 머독의 후계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말 많던 후계자 결국 차남으로 결정

2005년 8월 이전만 해도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을 차남인 제임스가 물려받을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장남인 래클랜(35·사진 왼쪽)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래클랜은 갑자기 뉴스코프를 박차고 나갔다. 아버지의 세 번째 부인인 중국계 웬디 덩과의 불화 때문이었다. 아버지 머독이 덩과의 사이에서 난 어린 두 딸에게도 상속 지분을 넘겨주려 하자 래클랜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머독의 후계자로 한때 거론됐던 둘째딸 엘리자베스(38)도 아버지와의 불화로 이보다 먼저 회사를 떠나 자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결국 장성한 자식 중 마지막 남은 제임스가 머독의 제국을 이어받은 셈이다.

제임스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홍콩 소재 스카이TV를 맡아 아버지 머독이 못다 한 숙원 사업을 풀었다. 1993년 스카이TV를 인수한 머독은 한 번도 이 회사를 흑자회사로 만들지 못했었다. 그러나 아들인 제임스는 만년 적자회사인 스카이TV를 흑자회사로 바꿔놨다.

뉴미디어 시장에 대한 그의 안목과 적자회사를 흑자회사로 만든 실력이 아버지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아버지 머독은 “제임스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실력이 검증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그는 거대한 인도 시장과 중국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홍콩에 머무를 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인도 시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머독의 미디어 제국은 해가 지지 않는 과거 대영제국을 연상시킨다. 호주의 중소 지방신문사를 물려받은 루퍼트 머독은 반세기 만에 북미·유럽·아시아 대륙의 52개국에 월스트리트 저널과 더 타임스 등 780여 개의 미디어 기업을 손에 넣었다. 그는 99년 38살이나 적은 덩과 세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첫 부인과의 사이에서 난 큰딸 푸르덴스(48), 두 번째 부인에서 난 엘리자베스(38)·래클랜·제임스, 세 번째 부인에서 난 그레이스(5)와 클로에(4) 등 모두 2남4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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