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천상의 명령"(MANDATE OF HEAVE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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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3월부터 중국 민간인들은 돈만 있으면 중국공장에서 출하된 리무진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그전에는 고급관료나 당간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고급승용차가 일반인들에게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만큼 중국이 달라졌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사건이다.
당시 중국의 한 언론인은 『중국에서 변한 것은 시장(市場)이다.중국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이제 정치가 아니라 돈일 뿐이다』고말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지난 89년부터 93년 중반에 이르기까지 중국사회의혼돈과 변화상을 재현하고 있다.저자는 중국에서 오랜기간 머무르지는 않았지만 다른 많은 기록과 증언등을 토대로 격변기 중국사회의 모습을 추적한다.부제 「중국의 미래를 주장 하는 기업가.
반체제인사.보헤미안.기술관료등의 신세대」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 중국사회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나간다. 전반부에서 그는 천안문광장 학살사건에 초점을 맞추면서 학생민주화운동의 실패원인을 선배 지식인들에 대한 경멸과 노동자로부터의 격리등에서 찾는다.당시 지식인들의 침묵에 대해 『중국은 마치 오랫동안 벙어리 훈련을 받은 광대한 군락지』 라고 언급하는 부분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후반부에서는 학생운동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예술운동등까지 시야를 넓힌다.하나로 일관된 주제를 보여주기 보다는 다소 여러 글들을 엮어놓은 듯한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중국사회의 여러 구석을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특히 노동운동에 대한 서술은 다른 부분보다 인상적이다.〈Orville Schell 지음.Simon & Schuster刊.$25〉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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