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평가 요구하는 6共-盧前대통령.姜前총리 잇단 정부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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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6공(共)이 자기시대의 재평가를 요구하고 나섰다.요구대상은 현 문민부권이다.노태우(盧泰愚)前대통령과 그밑에서 총리(88년12월~90년 10월)를 지냈던 강영훈(姜英勳)적십자사 총재가18일 현재의「과거 부정」태도에 반격을 가한 것 이다.
盧전대통령은 이날 낮 원로정치인 모임인 헌정회 회원들과 오찬을 한 자리에서『사회 일각에서 오늘의 현대사를 부정적 시각으로논하는 사람이 있지만 역사는 도도히 흐르는 물결과 같다』고 과거비판 분위기를 역(逆)비판했다.그는 이미(10 월28일.연세대 경영대학원세미나)『우리사회는 잘한 일과 공(功)은 없고 잘못된 것과 과(過)만 있는 것처럼 되었다』면서『지난 정부의 일이 잘못됐다면 어떻게 이 나라가 민주주의와 번영을 함께 이루었겠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비슷한 시간에 姜전총리는『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덮어놓고 과거를 부정하기만 하는데 옳지 않다』고 딱부러지게 비난하고 나섰다.그는『과거와 차별을 위해 문민정부란 표현을 쓰고 있지만 나는 이전 정부와 정확한 차이점을 구분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민」이란 단어가 金대통령의 자존심을 농축했다는 점에서 姜전총리의 발언은 직격탄을 쏜 것이다.姜전총리가 발언한 그 자리는 공교롭게도 이영덕(李榮德)총리가 도덕성회복운동과 관련해 주재한 것이다.그는 총리시절 당시 민자당대표였던 金대 통령이 참석한 고위당정회의에서 정부의 위상을 지키려 꼬장꼬장한 자세를 보일만큼 자기주장이 분명한 사람으로 민자당쪽에서는 기억하고 있다. 盧.姜 두사람의 발언은 6공이 전두환(全斗煥)前대통령의 5공에 비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태도로 볼때 이례적이다. 12.12문제를 놓고 검찰이 과거인사를 조여들어갈때도 6공은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다.전면에서 방어를 한 것은 5공쪽이었다.그리고 검찰의 군사반란 판정에도 6공은『87년 대통령 당선으로 이 문제는 끝났다』고 일축한 정도였지 구체적 인 대응책마련에는 소극적이었다.
姜전총리는 盧전대통령이 꼽은 후계 인물군(群)에 들어 있었던만큼 그의 발언은 현정권에 대한 6공의 감정을 대변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다.확실히 6공쪽의 감정이 변화하고있다. 盧전대통령은 최근들어 급격히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그는 대학 학술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동창 체육대회에 나가는등 행보를 넓히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한쪽에서는 5공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다른한쪽으로는 현정권의 과거부정에 적극 맞서는「6공의 홀로서기」라는 시각으로 바라보고있다.
〈李相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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