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 그후 한달-전국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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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전국적으로 교량안전을 점검하는 일대 소동이 벌어지게 했다.
각 시.도는 노후교량을 중심으로 점검비상에 들어가 문제가 드러난 다리에 대해서는 재시공.개축등의 계획을 짜는 한편 중차량의 통행을 제한시켰다.이때문에 화물수송에 차질이 빚어져 기업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성수대교사고 후 한달동안 전국 각시.도가 실시한 1만여 교량에 대한 점검결과,모두 6백30여개교가 상판이나 교각에 금이 가는등 긴급 개축의 필요성이 지적돼 중량에 따라 화물차량의 통행이 제한됐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2백8개교중 5곳이 제한됐으며 특히 부산도심의 동래구거제동과 수민동을 잇는 세병교는 시내버스통행까지제한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는 24개 교량중 7곳에 24톤이상 중차량의 통행을 못하게 했다.
또 1천8백58개교량을 점검한 전남도의 경우 3백83개소가 불안전한 것으로 드러나 전남도는 문제교량 전부를 통행금지 또는제한한다고 발표했다가 교통장애를 우려한 시.군의 반발에 부닥쳐통행금지 4개소,통행제한 2백3개소로 물러나기 도 했다.
교량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대형 화물차량의 통행제한으로 전국 각 산업공단별로 화물수송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져 당국과 업체간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경북 포항철강공단과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강동대교의 통과중량이 22.2t이하로 제한되는 바람에 철강재 운송을 맡고있는 5개 운송업체 1천여대의 대형차량이 지방도로를 우회하는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한진의 경우 통행제한 이전보다 수송량 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때문에 울산지역 업체들은 포항에 상주하면서 물동량수송에 나서고 있다.
울산의 현대중공업 플랜트 사업부는 일부자재반입을 기존의 육상운송에서 해상운송으로 변경키로해 약 3배의 운송비 추가부담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시멘트업체가 몰려있는 충북단양군의 경우는 수송에 큰 지장은 없으나 충북중원군의 통행제한 다리인 주덕교와 신효교 중간에 위치한 두진토건과 서림레미콘등 2개회사는 다리사이에 고립돼 영업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보세장치장이 집중 해있는 부산지역에서는 부산대교를 지나는 과적차량을 집중단속하는 바람에 하루평균 1백70개씩 영도 보세장치장으로 들어가던 컨테이너화물이 하루 20개로 뚝 떨어져 보세장치장업계가 집단민원을 제기해 놓고 있다.
포항~대구~구미등을 오가는 25t 카고트럭운전사 李모(36)씨는 『운전자끼리 통과다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등 단속교량을피하고있다』고 말했다.
***건설현장 전국 각지의 건설현장에서는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긴하지만 이번 사고를 교훈삼아 양보다는 질에 치중하는 성숙된 건설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충남의 한 건설현장에 파견돼 있는 럭키개발 金효재(34)공무과장은 『건설관계자들이 이제는 부실공사로 사고가 나면 자신뿐만아니라 회사까지도 끝장이라는 생각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또 전남담양~순천 구간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를 맡고있는 시공업체들은 『과거같으면 공기단축이 가장 우선시됐지만 요즘은 「돌다리도 두들기며 가는 식」의 공사로 부실방지에 최역점을 두고있다』고 밝혔다.
[全國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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