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소비자가 무섭다-日학자,기업소비자協 회의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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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소비자가 달라진 만큼 메이커도 달라져야 한다.
소비자 가운데 제품이 마음이 들지 않으면 불만을 호소하고 사후처리를 받는 사람은 다음에 그 제품을 다시 구입하는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 제품의 좋은 이미지를 전달한다.하지만 불만을 가진 채 조용히 있는 소비자는 그보다 훨씬많은 사람들에게 그 제품의 나쁜 소문을 내고 다닌다.이른바 「굿맨의 법칙」이다.
다시 말해 불만이 있어도 항의하지 않는 「조용한 소비자」가 오히려 메이커측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 조용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커에서 소비자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의 모임인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OCAP)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18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국제소비자문제관련 전문가 회의」에 강연자로 참여한 일본 하쿠오(白鷗)대학 경영학교수 인 사토 도모야스(佐藤知恭)씨의 주장이다.
일본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ACAP)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사토씨는 이날 「굿맨의 법칙」을 소개하면서 까다롭고 시끄러운 소비자 불만을 처리하는 선에서 소비자 문제를 매듭짓는 것은 소극적인 자세이며 「조용한 소비자」의 불만까지 알 아내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토 교수의 말은 조그마한 불만만 있어도 크게 떠들고 다니는이른바 「골치 아픈 소비자」는 그 불만을 처리해 주었을 경우 친지 4~5명에게 그제품 또는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선전해줄 수 있다면,조용한 소비자는 불만이 있더라도 귀찮 아서 대충 넘어가는 대신 9~10명에게 그 제품이나 기업에 대해 좋지 않은말을 퍼뜨린다는 지적이다.
그러니 실제로 메이커측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조용한 소비자」인 만큼 이들의 욕구와 불만까지도 파악해서 다음 제품을 만드는 데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은 제품을 만드는 데만 신경을 썼지 사토 교수가 말하는 것처럼 말없는 소비자들의 세세한 불만까지 파악해 피드백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주권 시대를 맞아 기업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는 지적이다. 〈李京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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