造花시장중국産에 완전잠식-年60억원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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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조화(造花)시장이 중국 제품에 의해 완전히 잠식됐다.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산 농산물과 이쑤시개.종이 타월 등 일손이 많이 가는 각종 소비재가 국내 시장에 범람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지만 이처럼 시장 전체를 중국산이 장악한 것은 조화가 처음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 조화의 90%이상을 취급하는 대표적 도매시장인 서울 남대문.반포 꽃상가는 거래되는 30여종의 조화를 전부 중국산으로 메우고 있다.
남대문시장에서 조화 도매업을 하는 국제상사 김옥남(金玉南)사장은 『조화시장은 각종 건축물과 아파트에 인테리어 붐이 일면서매년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임금 수준이 높아지면서지금은 생산 자체가 아예 중단된 상태』라며 『 이 때문에 반포.남대문상가의 1백여개 점포가 죄다 중국산만 취급하고 있다』고말했다. 조화 시장은 연간 60억원 규모(94년 예상)에 달하고 있으나 지난6~7년전부터 중국산에 밀리기 시작해 지금은 국내산을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이 때문에 국내에서 조화를 생산하던 40여개 업체뿐 아니라 가내수공업형태로 꾸려나가 던 영세업체들까지 모두 문을 닫았다.
업계관계자는 고임금을 이겨내지못한 기업 가운데 일부는 중국에현지공장을 차려 제품 일부를 국내에 반입하고 있으나 이는 엄밀한 의미에서 국산은 아니다 면서 이로써 국내 조화생산의 맥은 끊어졌다고 말했다.
조화생산은 잔손질이 많이 가기 때문에 부녀자나 노인들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야 하나 최근 임금이 월40만~50만원대로 껑충 뛴 데다 일손마저 구하기 어렵다보니 원가가 중국산의 5~10배씩 먹혀 채산을 맞출수가 없기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공자원부의 관계자는 대나무 젓가락,이쑤시개와 같이 원자재값이 국내보다 싼물건과 봉제완구등 일손이 많이 가는 공산품을 중심으로 중국산이나 동남아산이 국내에 많이 들어오고 있으나 조화와 같이 시장 전체를 내준 경우는 극히 드문일이라면서 그러나이같은 사례는 오는 96년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더욱 늘어날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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