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아시아의고동>印支3國7.라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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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인도차이나 반도의 내륙 라오스에도 개방바람이 불고있다.라오스는 중국.베트남.태국.미얀마.캄보디아등 5개국으로 둘러싸인 오지(奧地).그런 라오스가 인도차이나 반도의 개방 열기에 편승해「은둔」의 탈을 벗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라오 스가 개방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에 덜 알려져서 그렇지 꽤나 오래됐다.「친다나캉 마이」「라봅 푸마이」.신사고(新思考)신체제(新體制)를 뜻하는 라오스 말이다.이미 지난 86년부터 서방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하는 동시에 대외개방을 추진해온 것이다.
『웰컴 투 라오.누구든지 환영한다.우리는 예전의 라오스가 아니다.라오스도 이제는 서방자본주의세계와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손본 몬콘비라이 계획협력위원회(CPC)부위원장의말이 아니더라도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 거리는 개방바 람을 실감케 한다.거리를 가득 메우고 부지런히 오가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물결에 활기가 있다.라오스 특유의 우수에 젖은 듯한 얼굴표정도미소짓는 얼굴로 바뀌었다.부지런히 거리를 오가며 관광객을 호객하는「시클러」인력거꾼까지 밝다.
비엔티엔시내 호텔에는 서방에서 몰려온 관광객과 개인투자가.기업인 등으로 붐비고,호텔객실이 부족해 시내 곳곳에 호텔을 새로짓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하지만 라오스가 이처럼 개방바람에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86년이래의 친다나캉 마이.라봅푸마이운동과 라오스정부의 신경제구조(NEM)정책의 성과도 적지않았지만 라오스국민들의 밑바닥까지 개방화 정서가 파고들지는 못한 까닭이다.그러나 지난 4월 메콩강을 가로질러 태국.라오스 우호교(友好橋)가 놓이면서 달라졌다.』(치도팜 IMF라오스상주대표) 라오스.
태국우호교는 비엔티엔 시내중심에서 동쪽으로 20㎞ 떨어진 지점에서 태국의 농카이를 연결하는 메콩강다리로 길이는 1천1백74m다.일찍이 인도차이나반도 시장진출에 적극적인 호주(濠洲)가 6천만달러를 원조,건설해준 다리다.치도팜대 표는 라오스와 태국의 우호관계가 증진되라는 뜻에서 우호교라 이름붙여졌는데 개통된이래 당초 건설취지인 양국간 우호관계를 증진시키는 역할도 크지만 그보다는 라오스의 국제화.개방화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강조한다.
그전까지는 태국에서 비엔티엔으로 들어가려면 물론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외에는 메콩강을 배로 건너는 방도밖에 없었으나 우호교가 개통되고나면서는 육로로 넘나들 수 있게 된 까닭이라는 설명이다. 『우호교가 놓인이래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지난해 라오스를 찾은 관광객은 10만3천명이었다.그런데 올들어 지금까지 들어온 관광객숫자만도 13만명이 넘는다.우호교 덕분이다.앞으로매년 관광객이 늘어날 전망으로,라오스는 20000년엔 연간 50만명정도의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보고 호텔건축을 추진할 계획이다.』본수크 큰손바트 라오스관광공사사장은 이같이 말하면서 신바람이 난듯 『호주에서 우호교를 설계하면서 앞으로 철도까지 놓을 수 있도록 다리중앙선을 넓게 잡아놓는 배려까지 해놓았다』고 덧붙이기까지 한다.
우호교를 통해 태국및 기타 서방국의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서방자본주의 상품이 쏟아져 들어온다.지난해까지만 해도몇대 돌아다니지 않던 자동차도 급증하고 있다.우호교쪽에서 비엔티엔 시내를 향해 들어오다 보면 방콕은행등 5개 의 태국은행 광고간판을 비롯,혼다.도요타.말보로.펩시.코카콜라.하이네켄등의입간판이 연이어 있고 미국의 칼텍스가 새로 낸 주유소가 번듯하게 있다.우호교를 통과해 태국에서 라오스로 들어오거나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나가는 자동차를 고객으 로 확보하려는 칼텍스가 라오스진출 1호점으로 낸 주유소다.우호교를 통과한 태국제품이나 구미(歐美).일본.대만.싱가포르 상품들은 비엔티엔의 모닝 마켓과 이브닝 마켓으로 몰린다.모닝 마켓은 공산품이,이브닝 마켓은농산물.식품이 주로 거 래되는 비엔티엔의 양대(兩大)시장이다.
TV.라디오.냉장고등 가전제품에서부터 의류.신발.가방.직물.
주방용기등에 이르기까지 온갖 공산품과 농.수산물까지 수입돼 모닝 마켓과 이브닝 마켓에서 비엔티엔 시민들에게 팔리기도 하고,루앙프라방 사바나나켓등 라오스의 다른 지역으로 흘 러가기도 한다. 일반상거래에서는 라오스통화 키프(kip.환율은 美달러당 7백20키프)와 美달러는 물론 태국화폐 바트도 통한다.태국사람들이나 태국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인이 많은 까닭이다.우호교를 통해 태국쪽에서 부는 개방바람이 모닝 마켓과 이브닝 마켓을 거쳐 라오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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