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美 중간선거-共和,상.하원 장악 군수업체 신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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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함으로써 그동안 클린턴 정부아래서 맥을 못추던「냉대받던 산업」들이 신바람났다.국방.총기.담배산업으로 요약되는 이들은 사회적인 냉대를 강력한 로비스트집단의 활동으로 막아내면서 막대한 이윤을 유지해왔으나 냉전종식에 따른 군축(軍縮)무드가 계속되고 범죄예방.건강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커지면서 생존전략에 부심해 왔던 것이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이들 메이저 로비스트의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은 공화당의원들이 외면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에 들떠있다.
美군수업계의 실태를 살펴보면 그들의 흥분을 읽을 수 있다.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미국 군수산업계의 위축으로 감원바람이그치질 않고 있다.최근 의회보고서는 앞으로 10년내에 美전국에서 2백50만명의 관련산업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이미 지난 8월에는 미국의 제1,3위 군수업체인 록히드와 마틴 마리에타가 합병을 선언,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 레이더망에도 잡히지 않는「환상의 폭격기」로 불리는 B2機를 생산,주가를 올렸던 노스롭 그루먼社는 이 폭격기를 20대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정부의 군비삭감정책에 묶여 회사의 문을닫을 위기까지 갔다.
그러나 이제 노스롭社는 벌써 B2機를 추가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새로 입성할 의회공화당 군단들을 설득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여태 군비증강에 극력 반대해온 로널드 델럼스 하원 군사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하긴 했지만 차기위원장은 B2機예 찬론자인 공화당의 플로이드 스펜스(사우스 캐롤라이나)가 맡을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스롭社는 잘만 하면 1대에 5억7천만달러(약 4천5백억원)짜리인 이 폭격기를 20대 추가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결국 공화당 중진들은「스타워즈 계획」등 21세기 하이테크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원의 건강.환경소위원회 위원장이 민주당의 헨리 왝스먼의원(캘리포니아)에서 공화당의 토머스 블라일리2세(버지니아)로 곧 교체된다는 사실은 담배업계에 더없는 희소식이다.그는『나는 더이상의 금연법안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담배 업계의 믿음직한 대변인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
〈李元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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