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사활 걸고 진흙탕 싸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경남 함양군 두 곳에 스키장 건설이 추진되면서 사업자 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백운리조트와 다곡리조트는 서로 상대방의 사업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가 하면 사업 방해·투기 의혹 등의 주장을 펴고 있다.백운측은 경남도와 함양군이 스키장 건설을 방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건설교통부 등에 보내고 다곡리조트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어서 논란은 증폭될 전망이다.

◆ 사업방해 공방=백운 리조트측은 함양군이 추진하는 스키장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신들의 스키장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양군은 지난해 4월 다곡 리조트(함양군 추진)와 백운 리조트(민간업체 추진)등 두 곳의 종합개발안을 경남도를 통해 건설교통부에 보냈다.

그러나 5월 경남도는 반경 20㎞ 이내에 두 곳의 리조트를 합친 면적이 1천 만 평에 이르러 개발계획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 백운 리조트 개발 계획을 빼라고 권고했다.

군은 6월 백운 리조트를 제외한 계획을 경남도에 제출했으며 도는 이를 건설교통부에 보냈다.

백운리조트 관계자는 "이는 경유지 기관인 경남도가 제출된 문서에 의견만 첨부해 정부에 보내야 하는 정부문서 규정을 어겼을 뿐 아니라 특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음모"라며 "진상을 밝히라"고 주문했다.

경남도는 "다곡은 1995년 6월부터 사업이 추진돼 행정절차가 마무리 단계지만 백운은 행정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어 동시 추진은 무리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함양군은 "백운 부지가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한 생태계 변화 관찰지역으로 지정된 곳이어서 백운지구 개발을 위해 공익임지(林地) 5백22만9천 평을 생산임지로 바꿔 줄 것을 산림청에 요구했으나 지난해 5월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보내와 사업추진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군은 "다곡지구는 생태계 변화 관찰지역이 아니라 개발이 쉽고 대진고속도로 나들목(서상.지곡)과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고 밝혔다.

◆ 사업성 논란=백운측은 다곡리조트의 사업성이 낮다는 판정이 경남도가 의뢰한 용역결과에 나와 있다고 주장했다.

백운측은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도가 KOTRA(대한무역진흥공사)에 의뢰한 용역결과 C등급(전망 불투명)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자 경남도로부터 투자권유를 받은 LG.대교그룹.㈜부영 등이 투자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백운측은 이처럼 사업성이 없는 다곡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개발예정지구 관련자들의 부동산 투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경남도는 "KOTRA의 사업성 평가는 타당성 분석 용역이 아니라 개발계획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KOTRA의 결론의 자체적인 수익성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서북부권을 정책적으로 개발할 경우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임창호 도의원(함양)은 "도가 관여하지 말고 두 곳을 모두 추진토록 한 뒤 시장원리에 따라 판단토록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