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호응받는 在宅교육-公敎育 수준낮아 급격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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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학교교육이 못미더워 학원강습이나 과외가 성행하고 있는 우리와달리 요즘 미국에선 아이 교육을 학교에 맡길 수 없다는 「재택교육」(홈 스쿨링)이라는 새로운 교육풍조가 확산돼 주목을 끌고있다. 「재택교육」은 공립학교 교육을 거부하고 집에서 부모가 자녀를 가르치는 방식이다.미국내 실태 조사에 따르면 80년대초약 1만5천명의 아동이 이 방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90년 이후급격히 늘어 92년에는 40만명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다.
「전 미국 재택교육 연합회」는 93년 현재 50만명 이상이 재택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택교육은 80년대 초반,근처에 보낼 학교도 없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벽촌에서 콜훽스 일가가 시작했다.이 집 아이들이 하버드대학등에 입학하자 미국 각지에서 관심있는 부모들간에 호응이 일어 미국 전역으로 번졌다.그후 2개 주(州)를 제외한 미국의모든 주에서 재택교육이 사립학교의 한 형태로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재택교육이 이렇게 호응을 받는 이유는 기초적인 시민 교육을 담당한 미국의 공립학교가 지난 20년간 계속「교육의 위기」라고 부를 정도로 여러가지 면에서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교내 폭력의 증가.학력 저하.관료주의.실력부족의 교사들 때문에 공교육의 한계를 느끼고 사립학교로 자녀를 전학시키는 경우도있으나 그마저도 마땅치 않아 아예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부모가 직접 자녀를 가르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공립학교가 표방해온 평등주의적 교육이우수한 학생들의 잠재력을 계발시켜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미국의경제 침체와 함께 공교육 재정이 부족해지면서「영재교육」이 어려워지자 더욱 재택교육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학부모들은 지역단위로 연합회를 만들어 교재와 아이디어를 나누고,주로 그들 자신이 그룹을 만들어 매일 교육한다.오레곤州의「전국 재택교육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표준수학능력시험에서재택교육 아이들의 성적이 일반학생들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재택교육은 부모가 돈과 시간을 써야 하는 2중부담도 따른다.또 교육과정이 비체계적일 수 있고 사회각층의 많은 어린이들이 공동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재택교육 옹호자들은 학습은 학교에서만 이뤄질 필요도 없고 종래의 「체계적인 교과과정이 필요하다」는 통념도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교육과정과 방법에 있어서도 컴퓨터의 활용은 물론 지역사회의 물적.인적자원을 모두 활용한다.예컨대 도서관.공원.박물관등에서 일도 하고 배우기도 한다.특히 최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학생들의 교육과정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아이들은 집에서 국제정보 통신망을 통해 대학 도서관도 활용하고 외국 학생들과 대화도 나눈다.
앞으로 학교교육이 재정비돼 재택교육의 추세가 약화될지,아니면21세기 미국교육의 한 대안으로 자리를 잡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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