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과거과오 인정해야-교황칙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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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교황 요한 바오로2세는 14일 가톨릭 교회는 양심의 성찰을 통해 그리스도의 탄생 2천주년을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교회는 과거 역사에서 저지른 잘못을 인정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요한 바오로2세는 이날 가톨릭 교회에 보낸 장문의「3천년을 맞는 칙서」(테르티오 밀레니오 아드베니엔테)에서 교회가 과거에 종교의 이름으로 행한 불관용과 전체주의 정권에 의한 인간의 기본권 유린을 묵인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이번 칙서는 구체적 사례를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비판자들의 주장을 수용,과거 스페인에서 벌어진 종교재판과 나치및 공산주의 정권들이 자행한 인권유린에 대한 교회의 침묵이 잘못이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요한 바오로2세는 제3천년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지금『교회는 자녀들의 잘못을 보다 충분히 인식하고 그리스도와 복음의 정신에서 일탈했던 역사상의 모든 시대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칙서는『특정 세기중에 일어난 불관용과 폭력의 사용』에 대해 언급하고 이어 현대 부분에서『전체주의 정권의 기본권유린에 대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보여준 인식의 결여,때로는 순응적 태도를 어찌 한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고 반문하고 있다.
로저 에체거레이 추기경은 이날 기자들에게 서한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교황의 표현에서 벗어나는 설명을 덧붙이지는 않았으나 교황이 추후 과거의 잘못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티칸시티 AFP.로 이터=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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