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의질병백과>호흡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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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숨을 쉬는 것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무의식적으로 수행된다.단전호흡을 오래 계속하면 호흡횟수를 줄일 수 있다고 하나 일반적으로는 신체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호흡의횟수와 깊이가 조절된다.운동을 하거나 흥분을 하 면 호흡이 깊어지고 또 빨라지는 것이 그 예다.이처럼 호흡의 깊고 빠름이 자율적으로,따라서 무의식적으로 조절되므로 정상인의 경우 자신의호흡을 의식할 필요가 전혀 없다.그러나 심장병이나 폐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호흡곤 란이 증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편안하게 호흡을 의식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정말 부러워지게 된다.
심장병의 경우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증.심장판막증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어떤 원인에 의한 심장병이든 일단 악화되면 결국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따라서 심장병환자에게 호흡곤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하면 심장 병이 가벼운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그 때문인지 숨만 차면 심장을걱정하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숨이 차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전혀 심장병 또는 폐질환이 없는 경우도 많다.예를들어 평소에 운동이 부족한 사람이 오랜만에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당연히 남보다 숨이 빨리 찬다.이럴 때 숨이 쉽게 차는 것은 질병 때문이 아니고 운동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신경이 너무 예민해 호흡곤란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신경성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사람을 보면 공연히 한숨을 자주 쉬는 경향이 있고 호흡이 좀 불규칙적일 때가 많으나 잠잘때는 아주 고르게 숨을 쉬는 것이 특징적이다.또 「과호흡증후군」이라는 병명도 있는데 이는 무의식중에 너무 호흡을 깊게,빠르게 해서 두통.현기증.이상감각.경련 등의 심한 증상까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본인은 여러 가지 증상으로 고생하나 진찰을 해 보고 또 검사를 해도 심장과 폐에서는 아무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숨이 찬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심장병이 있거나 폐기능이저하된 것은 아니다.긴장과 스트레스가 계속되는 현대생활에서는 신경성으로 오는 호흡곤란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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