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182년만에 복권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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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신사의 나라」영국에서 1백82년만에 복권이 부활됐다.
유럽에서 복권을 허용하지 않는 유일한 나라였던 영국이 1812년 이후 지켜온 금기(禁忌)를 깨고 14일 2천만장의 복권을발매, 영국전역을 일확천금의 열풍속으로 몰아넣었다.
오는 19일 BBC-TV로 생중계될 제1회 추첨에서 잭폿 을뽑아 1등에 당첨되는 행운의 주인공은 2백만파운드(약25억원)의 당첨금을 거머쥐게 된다.
영국정부의 공개입찰을 통해 운영회사로 선정된 캐멀롯社는 『바로 당신일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그동안 총3억파운드(약3천8백억원)를 쏟아붓는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펼쳐왔다.
복권을 부활시키면서 영국정부는 자선사업이나 스코틀랜드삼림보호사업,오페라진흥사업등 재정에서 충당하기 곤란한 공익사업의 지원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제로 자선사업 지원에 들어가는 돈은 전체 복권수익금의 0.5%에 불과 하고,12%를 영국재무부가 자체수입으로 챙기며 운영회사 주주들이 톡톡히 재미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등 공익사업 진흥이라는 목표는 단지 핑계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의 각 종교단체와 자선단체들은 사행심을 조장하는 복권발행이 영국적 전통에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선단체로 갈 돈이 오히려 복권으로 몰려 자선사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복권발행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裵明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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