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실채권값 급등-개방기대로 액면가의 9~27%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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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개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북한이 서방은행에서 빌렸다가 갚지 않고 있는 정크본드(부실채권증서)값이 오르고 있다.
13일 북한 정크본드가 주로 거래되는 런던금융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정크본드는 한때 액면가의 9%까지 값이 떨어졌다가 최근 北-美 핵협상타결과 정부의 경협(經協)재개발표 이후 거래가격이 26~27%까지 올랐다.
〈관계기사 5面〉 북한정크본드는 가격상승을 노린 투기수요와 함께 앞으로 북한의 개방에 대비,대북(對北)경협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내기업들에 의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관련,채권은행단의 한 관계자는『한국기업중 일부가 런던에서계열 금융기관을 통해 약 1억달러 정도의 북한 정크본드를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북한 정크본드는 지난 77년 채권은행단에의해 상환조건이 재조정된 것으로 당초 8억5천만달러 규모였으나북한이 외환부족으로 상환불능사태에 빠지면서 연체이자가 붙어 지금은 원리금 합계가 18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북한 정크본드 가격은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던 지난 93년초 액면가에서 90%가 할인된 9~12%로 떨어졌다가 北-美핵협상이 시작된 금년 1월 15~16%로 오른 뒤 지난 2~3월에는 26% 수준까지 올랐다.
또 지난 4월 북한 핵문제가 위기국면으로 치달으면서 18%대로 값이 곤두박질했다가 이번에 다시 27%로 오르는등 한반도의긴장상태와 긴밀한 상관관계를 맺고 움직이고 있다.
이에따라 앞으로 북한이 개방에 대한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남북경협이 실질적인 진전단계에 들어서면 북한 정크본드의 가격은더욱 오를 전망이다.그러나 김종창(金鍾暢)주영(駐英)재무관은『북한이 채무를 상환할 경우 이를 채권지분에 따 라 공동배분토록돼 있으나 북한의 대외채무상환 가능성이 거의 없어 정크본드를 사들이더라도 현재로선 시세차익 이외에 당장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金鍾秀.金炯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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