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대한항공의 경기는 이들의 예상을 뒤엎은 한판이었다. 남자배구 월드컵에 출전했던 국가대표선수와 외국인선수가 모두 나온 정예대결에서 삼성화재가 3-1로 역전승했다.
우승후보 대한항공도 녹록하지 않은 실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열띤 대결을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 때 ‘노련미’에서 밀렸다.
경기의 분수령은 3세트였다. 대한항공에 2~3점 차로 뒤지던 삼성화재는 손재홍의 터치아웃 공격으로 21-21 동점을 만든 뒤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그 순간 승부의 추는 삼성화재 쪽으로 기울었다.
전날 귀국한 삼성화재 리베로 여오현과 크로아티아 출신 외국인 선수 안젤코(35점)의 활약은 발군이었다. 여오현은 2세트 중반 상대 공격이 바운드된 뒤 벤치 뒤로 넘어가자 몸을 던져 공을 받아냈고, 안젤코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팬들은 그림 같은 수비에 탄성을 멈추지 못했다.
안젤코는 팀 득점(67점)의 절반 이상을 혼자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팔라스카(LIG손해보험)와 보비(대한항공)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다는 세간의 평가가 무색했다.
아마추어 초청팀끼리 맞붙은 수원에서는 한전이 상무를 3-2로 꺾고 첫승을 챙겼다. 5세트 스코어는 29-27. 5세트가 15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치열한 공방전이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이 스코어는 올 1월 27일 대한항공-LIG전에서 나왔던 20-18을 경신한 5세트 최장랠리 신기록이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KT&G가 우승후보 GS칼텍스를 3-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달렸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