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北阿 경제권 태동-우리기업의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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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막대한 복구사업과 경제개발이 진행될 중동지역을 바라보는 국내기업의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분쟁지역이라는 불안감이 사라진 것은 물론「이스라엘 거래 기업과는 상대를 않겠다」는 아랍권의 블랙리스트가 철폐되며 이스라엘또는 아랍권 가운데 한쪽만을 상대하는 반쪽 영업에서 벗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이 가장 눈독들이는 곳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역.이란.이라크 지역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분석이다.
북아프리카 지역도 최근 ㈜대우 고위간부가 알제리에서 피살되고리비아도 경제제재를 받아 이집트를 빼면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수십억달러의 원조를 약속했고 2006년까지의 발주물량이 1백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이스라엘 역시 앞으로 중동지역 개발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현지영업 강화방안을 마련중이다.무역진흥공사도 텔아비브에 무역관을설치할 것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이 지역이 떡은 커보이지만 당장 우리 몫은 많지 않을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일본등은 모두 수억달러의 원조를 팔레스타인에 약속하고 그 대가로 주요 인프라건설사업등을 따내겠다는 것이지만 우리는 고작 5백만달러를 약속하는데 그쳐 참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일등의 기업이 하청을 준다 해도 자국 기업 위주로 줄 것이 뻔해 하청공사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또 있다.우리 건설업체들이 중동을 기피하는데다 실력도수준급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선진국의 실제 지원금이 당초 약속한 액수에 훨씬 못미치고 팔레스타인의 행정도 불안해 복구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2~3년 뒤에나 복구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팔레스타인에 직접 들어가기보다는 경제개발이 활발히 진행중인 시리아.레바논등에서 먼저 기반을 다지는 게 낫다는 분석도 있다.이스라엘 역시 앞으로의 가능성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진흥공사 관계자는 『금융등의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이스라엘이 앞으로 중동지역 중심지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도 앞으로는 이스라엘을 통해 중동지역에 진출하도록 전략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柳奎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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