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본 풋볼의 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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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미국 국민이 가장 열광하고 사랑하는 스포츠는 풋볼(美式축구)이다. 미국인들에게 『왜 풋볼에 그렇게 열광하느냐』는 질문을 하면 많은 사람들은『풋볼이기 때문이다』(Because it'sa football)라고 대답한다.
미국인이 아닌 제3자 입장에서 이 우문현답(愚問賢答)을 이해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풋볼에 빠지다 보면 차츰 그렇구나 하고 수긍이 간다.
풋볼에는 미국의 역사를 대표하는 개척정신이 있다.
어떤 장애물(상대팀 수비)이라도 이를 극복하고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 11명의 공격전담선수가 있고 어떤 공격과 침입(상대팀공격)도 단시간내에 물리치고 영토를 방어해야 하는 11명의 수비전담선수가 있다.
풋볼에는 미국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의 정신적인 지표가 깔려있는 것이다.
공격과 수비가 분리되어 있듯이 각각의 선수 역할이 또한 철저히 분담돼 있다.
그러나 승리라는 하나의 공동목표를 위해,또 동료선수를 위해 희생과 협조를 기반으로 각자 일사불란한 임무수행이 요구된다.
다른 운동경기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풋볼은 아무리 뛰어난 경기력을 가진 선수라도 동료선수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협조 없이는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나뿐만 아니라 너 또한 있어야 하고 공격이 강해야 수비도 강해진다는 동료사이의 동반자적인 상부상조 정신이 요구된다. 피부색깔.국적.나이에 관계없이 큰 몸집의 힘센장사가 필요하고 작고 외소한 몸집이지만 빠르고 순발력있는 날렵한 사람도 필요하다. 열성적인 관중들의 응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미모의 치어리더도 필요하다.
이같은 각양각색의 다양함에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규칙,예측불허의 역전승을 이끌어 낼 수있는 무궁무진한 공격 및 수비작전의 묘미,가장 신체접촉이 많아 난장판같이 보이지만 한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섬세함과 완전함,엄격한 규칙하에 정정 당당하게 힘으로 대결하는남성미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스포츠가 바로 풋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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