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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內訌 심한 경기단체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남녀우승을 차지한 핸드볼.
그러나 동반우승의 기쁨도 잠시뿐 선수단 귀국 직후인 지난달 18일 김귀년(金貴年.창문여고교장)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전원이돌연 총사퇴했다.
집행부 핵심 구성원이던 박천조(朴千祚.한체대교수)부회장과 이문식(李文植.정신여고)전무가 회장의 협회 운영스타일에 반기를 들고 사퇴하자 집행부가 동반사퇴를 결행한 것이다.
이같은 사퇴파문은 金회장의 독주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서로간의 불신속에 극심한 내홍(內訌)을 겪고 있는 경기단체로는 빙상연맹(회장 張明熙)과 조정협회(회장 徐承壁)등도예외가 아니다.
이들 단체의 공통점은 과거 상당한 액수의 출연금을 내며 협회를 장악해왔던 경기단체장들이 물러나고 「돈없는」경기인(또는 임원)출신들이 회장직을 맡아 독주하는데 있다.
최근들어 각 경기단체는 지난해부터 체육공단으로부터 지원받는 수억원의 찬조금에다 기존의 국고보조금등을 합쳐 따로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협회살림을 이끌수 있게 되자 회장을 하겠다는 인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때문에 자연 현 집행부에 대한 성토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이같은 집안싸움 역시 행정경험이 없는 이들 단체장들이 효율적으로 협회를 통솔하기는 커녕 「군림」만 하려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빙상연맹의 경우 지난해 쌍방울에서 협회를 운영할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부회장이던 장명희씨가 대의원들을 설득해자신이 회장에 취임했다.이후 張회장은 자신의 측근만을 집행부에포진시켜 독주를 일삼다 끝내 내부 융화에 실패 했다는 지적이다. 핸드볼협회 역시 회장이 지난 1년간 고작 몇백만원만 출연했을뿐 오히려 출장비명목 등으로 협회예산을 축냈다는 불평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일부 집행부 핵심인사들이 사퇴하자 이를 재구성한다는 명목으로 기존의 올림픽 금.은메달리스트 감독이사진(高丙勳.柳在忠)을 몰아내고 회장측근만으로 집행부를 구성하는「파행」을 빚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거세다.
이에대해 체육계에서는 『법인화 추진 과정에서 재벌그룹의 경기단체장들이 물러난 힘의 공백을 경기인 출신 회장들이 효율적으로메우지 못한채 욕심을 부리는 과도기적 행태』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애틀랜타 올림픽을 불과 1년반 앞둔 시점에서 이같은 집행부의 공백상태는 경기력에 치명적일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해결이 요망된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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