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차량은 운행 도중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 송 장관은 급히 뒤따르던 다른 의전용 차량으로 옮겨 탔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 차량은 앞 문짝에 긁힌 자국이 보였고, 차량 마크(VOLVO)에서 'V'자가 떨어져나간 상태였다.
더욱이 이스라엘 외교부 청사에 내걸린 태극기마저 엉터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자체 제작한 이 태극기는 태극 문양 옆의 '건곤감이'괘가 뒤죽박죽으로 배치돼 있었다.
외교부는 3일 신각수 주이스라엘 대사를 통해 이스라엘 측에 공식 항의했다. 한 당국자는 "이스라엘 외교부에서 '단순한 의전상 실수며 정중히 사과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외교가 일각에선 "송 장관이 팔레스타인을 먼저 방문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외교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정부 측 사정 때문에 송 장관이 팔레스타인을 먼저 갔다"며 "의도적으로 외교상 결례를 범했을 리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정부 일각에선 남북 정상회담(10월 2~4일) 이후 외교부가 남북한.미국 사이에 전개되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협상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런 주장은 북핵 문제와 대미 외교를 도맡다시피 하던 송 장관의 중동 순방 기간(11월 28일~12월 5일) 중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예컨대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을 방문하고,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미국 워싱턴으로 떠나는 미묘한 상황에서 송 장관은 서울을 비웠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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