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對面문화의 낭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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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교통체증이 갈수록 심해지는데도 우리의 전통적인 체면과 관습때문에 교통난이 가중되는 사례가 많다.
충분히 전화통화로 용무를 볼수 있는데도 두세시간 차속에서 시달리며 찾아가 대면(對面)하는 것이 예의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관청에서도 전화나 팩스이용보다 직접 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이는 전통적인 대면문화에 의한 것으로 시간과 자원의 낭비임에 틀림없다.어떤때는 전화통화나 약속없이 불쑥 나타나 당황하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화를 통해 용건을 얘기하는 것이 실례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물론 서로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도 좋은 점이 많이 있긴 하다.
그러나 전화통화로도 충분한데 일일이 찾아다니며 얼굴을 마주 대한다는 것은 교통체증과 함께 대기오염,기름과소비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쉽게 생각할수 있다.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면바로 그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교통개발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교통체증에 따른 연간손실액은 93년에 8조6천억원이었으나 앞으로는 성수대교 붕괴사고에 따른과적차량단속등 여파로 물류비용이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이대로 가다가는 온나라의 교통이 동맥경화증에 걸려 질식할 정도다. 며칠전 퇴근시간에 한국통신 홍보국장이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도 전화결재.팩스를 이용한 결재를 활용해 업무처리를 효율화하고 자원절약.환경보호의 효과도 거두자고 제언하는 것을 들었다.공감이 갔다.
우리의 전화시설은 세계 8위로 선진국 수준이나 전화이용문화는후진국수준(정보화지수 미국의 8분의1,일본의 10분의1)에 머무르고 있다.
대면문화로 인한 우리사회의 모든 기능저하.효율저하는 경제적인부담증가와 환경오염증가로 이어지니 이의 해소를 위해 전화이용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여겨진다.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환경보호도 할수 있으니 일거삼득(一擧三得 )이 아닌가.
〈五源綿業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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