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실패한 인생 실패한 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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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문학평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김병걸씨가 70평생을 정리한 자서전이다.열다섯에 고향의 동해바다와 모래언덕 위의 푸른 솔숲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시작되는 김씨의 인생역정에는 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각인돼 있다.
46년 해주 앞바다 갯벌로 월남하다 소련군에 잡혀 죽을 고비를 맞으면서 실감하는 좌우 이념대립,의용군에 끌려 갔다 탈출해터키군의 통역을 하며 겪은 6.25전쟁,보안사에서 당한 고문으로 체험한 군사독재의 암울한 세월.한마디로 김■ 의 삶은 일제.이념.독재의 각기 다른 지배자 아래서 보낸 식민지 생활의 연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씨는 39세에『현재문학』을 통해 등단,순수-참여문학 논쟁때는 참여문학을 옹호하는『참여론 백서』를 내놓았으며 74년 자유실천문인협의회,민주회복국민회의에 참여하다 경기공업전문대 교수직에서 해직당했다.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79년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의 대통령 보궐선거 저지 국민대회에 관여하다 보안사에 끌려가 심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창작과 비평/3백28쪽/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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