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 정부.농민 생산비 계산 왜 다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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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매년 정부가 추곡수매가를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중 하나가 쌀 농사를 짓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가 하는 것이다.
정부는 나름의 기준으로 평균 생산비등을 추정하지만 농민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생산비 인상폭은 정부측 추정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부는 7일 추곡수매안을 발표하면서 수매가를 결정할 때 80㎏ 가마당「한계 생산비」가 9만3천1백80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감소한 것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3백평(10a)당 한계생산비는 지난해보다 2% 늘었지만 기상여건 호조등으로 여기에서 나오는 단위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20%가까이 늘었기 때문에 한계 생산비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특히 올해 80㎏ 가마당 평균 생산비가 지난해(7만3천7백88원)보다 5.5% 떨어진 6만9천7백35원이라고 추정했으나 농민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농민 김석중(金錫中.61.전남나주군금천면신가리)씨는『세마지기를 짓고 있는 나의 경우 올해 가마당 생산비가 지난해보다 9.
6% 오른 8만1천4백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토지분 재산세만 해도 지난해엔 1만5천7백원을 냈으나 올 해는 34%나 오른 2만9백70원을 냈다』고 말했다.
전체 생산비중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인건비.농촌 노임은 8시간당 3만2천1백46원으로 전년에 비해 2.4% 늘었으나 농업기계화로 10a당 노동력 투입시간이 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돼 총생산비의 37.9%나 되는 인건비는 전년에 비해 5.4% 줄었다는 것이 정부 추산이다.
이에 대해 金씨는『정부가 인건비를 상정할때 「품앗이 경비」부터 농촌 현실과 맞지 않게 책정하고 있다』면서 『나주지역 농가에서는 올해 품앗이 일당이 3만5천원선이며 술.담배등 기타 비용을 합하면 1인당 4만원 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마지기의 논에 벼농사를 짓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11만3백33원의 인건비가 들었으나 올해는 13만2천원으로 19.6%나 올랐다고 주장했다.
〈朴義俊.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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