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젊은이들 최고화제는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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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수년전만 해도 미국 젊은이들의 주된 화젯거리는 자동차였으나 최근에는 컴퓨터가 그 자리에 올라섰다.컴퓨터가 자동차와 흡사한발전과정을 거치며 결국 문명사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는내용의 기사가 미국에서 발행되는 정보산업전문 주간지「인포메이션위크」 최신호에 실렸다.내용을 요약한다.
이제 젊은 미국인들은 집집마다 들여놓은 PC를 자동차와 같이대한다.남자들은 출력에 관심이 많고 여자들은 쓰임새를 주로 따진다.대부분의 남자들이 자동차의 유지.보수를 책임지는 것처럼 고장난 PC속을 들여다 보는 것 또한 남자들의 몫이다.
자동차를 살 때와 마찬가지로 PC 구매자들은 제품의 특성.선택규격.사운드시스템.애프터서비스.가격등을 꼼꼼이 따진다.그리고나서 GM.포드.현대의 자동차를 고르듯이 IBM.HP.콤팩등의컴퓨터를 선택한다.
자동차나 PC에 관한 열띤 논쟁은 모두 출력으로 진전되게 마련.힘좋은「터보 차지(Turbo charge)」가 두 영역에서모두 인기다.자동차 엔진 크기는 바로 PC의 칩.스테레오 사운드 시스템 역시 빠지지 않는 화젯거리다.
PC와 자동차는 발명.발전의 경로까지도 비슷하다.
자동차는 서투른 직공의 초라한 차고에서 개발됐고 PC는 정열적인 아마추어의 손에서 탄생돼 친한 친구에 팔렸다.검정색 일색이던 자동차의 색깔이 천연색으로 만개한 것처럼 모니터화면도 컬러가 일반화됐다.
자동차의 수동기어는 도스(DOS)이고 자동차 작동원리를 전혀모르고도 운전이 가능하게 만든 오토매틱 기어는 윈도우다.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모두가 부자나 괴짜들의 장난감으로 여겼던 자동차와 PC가 이제는 필수품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자동차 제조업에 이어 컴퓨터산업도 국가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치에 올라섰다.고속도로 건설의 최선봉에 섰던 정부가 이제는 정보고속도로 건설을 힘차게 밀어붙이고 있다.
자동차와 PC의 다양한 유사성은 결국 한가지 의문으로 귀착된다.PC가 사회에 자동차와 같은 충격을 줄 것인가 여부가 그것. PC속의 가상쇼핑센터가 주차장을 허물고 충전소가 주유소를 대신할 날이 과연 올 것인가.
전기가 21세기 수송방식을 이끌 연료가 될 것이 틀림없는 일이고 보면 미래생활의 원형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사랑을 호소하는 대신 세계전자통신망인인터네트(Internet)속을 질주하는 젊은이들이 생겼는가 하면 몇몇 첨단 커플들은 가상현실속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PC를 통해 가상사무실에 도착한 사람이 가상복도에서 동료에게인사하는 모습은 이제 현실의 문턱에까지 바짝 다가서 있다.
〈金政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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