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NLL 지킨 김장수 국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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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끝까지 고수했다. 김 장관은 29일 2박3일간 평양 송전각 초대소에서 열린 2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마무리하면서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치 문제를 놓고 북측의 김일철 인민무력부장과 막판까지 대치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 장관은 공동어로구역을 NLL을 기준선으로 남북이 똑같은 면적의 바다를 내놓는 '등면적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NLL을 인정하지 않고 NLL 이남의 우리 해역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는 주장을 폈다. 결국 NLL은 군사공동위원회를 열어 군사적 신뢰조치와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김장수 국방부 장관은 제2차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공동어로수역을 NLL 남쪽에 설정하자는 북한의 요구에 ‘NLL은 실질적 해상경계선’이라는 원칙을 굽히지 않았다. 막판까지 치밀한 협상을 펼쳐 우리 측의 요구를 대부분 관철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양=공동사진취재단]

방북 전 NLL을 사수하겠다던 김 장관은 회담 중 북측 수석대표인 김일철 부장과 NLL을 놓고 시종일관 신경전을 펼쳤다. 훈장과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은 김 부장이 남한 언론을 겨냥해 'NLL을 두둔하는 수구보수'라는 식으로 공격했지만 양복 정장 차림의 김 장관은 의연하게 받아쳤다. 김 장관은 군에서 예편(대장)한 민간인이고, 김 부장은 현역 군인(차수)이다.

▶김 부장="북방한계선을 놓고 (남한 언론) 수구파가 말씀을 많이 한다. 심한 것 같다. 이런 것 극복하지 못해 통일이 주춤해지고 내분이 생겨서 안 되겠다. 바로잡아야 한다."

▶김 장관="(남한 언론에는) 수구도 있고 진보도 있다. 남측 체제의 특징이다. 아주 다양한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나오는 것이 우리 체제 특징이다. 내가 말하는 것을 (언론이) 비판하면 나도 싫다. 하지만 그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넘어간다."

▶김 부장="언론이라고 다 맞는 것 아니다."

▶김 장관="깔아뭉개는 언론도 있다. 칭찬은 아니지만 인정해주는 언론도 있다. 언론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회담 첫날엔 회담장 벽에 걸린 '김일성 주석 초상화'도 논쟁이 됐다. 김 부장이 '초상화를 치우라'는 남측의 요구를 거론하며 항의하자 김 장관은 "남북은 다른 체제로 공존하고, 내정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남측 실무자를) 꾸짖었다"고 답변해 분위기를 다독였다.

남북은 회담에서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치에 실패했다. 하지만 ▶내년에 3차 남북 국방장관 회담 개최 ▶군사공동위원회 1차 회의 조속 개최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경의선(문산~개성 봉동) 운행 등 남북 경협을 위한 군사적 보장 등 7개 항 합의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은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와 남한 지역에서 전사한 북한군 유해를 내년에 남북이 공동 조사.발굴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6.25 때 실종된 국군 13만여 명 중 30%가량인 4만 명이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군 전사자 유해는 휴전 직전 전투가 치열했던 비무장지대 북측과 함경북도 운산 등에 집중 매장돼 있다. 3차 국방장관 회담과 군사공동위원회 1차 회의 개최도 의미가 있다. 군사공동위 가동은 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것으로, 남북 사이에 군사적 신뢰 구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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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국방부 장관(제40대)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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