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동행취재 ⑤ 권영길의 24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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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29일 대구 서문시장 유세장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29일 강세 지역인 울산 현대자동차를 찾았다. 2002년 대선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권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곳이 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 양정동 투표소였다. 권 후보는 이회창 무소속 후보와 함께 1997년 대선 때부터 내리 세 번째 대선에 도전 중이다.

그는 오전 6시40분 출근길의 현대차 노조원을 상대로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 주인 되는 세상으로 바꾸고 노동자가 잘살기 위해 권영길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은 언제든지 일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말하는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은 기업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량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동으로 이동한 그는 안동 구시장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는 탈세.위장취업.부동산 투기.주가조작 등 안 걸린 문제가 없다"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고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겠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권 후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무상교육.무상의료.무상보육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핵심 공약엔 ▶400만 비정규직 정규직화 ▶한.미 FTA 반대 ▶대학 평준화 ▶공익농민제 도입 ▶온실가스 20% 감축 등이 포함돼 있다.

-노무현 정권 5년을 평가하면.

"한마디로 사이비 개혁세력이다. 노 정권은 5년 동안 무책임한 정치의 진수를 모두 보여줬다. 이보다 나쁠 수는 없다. 거기다 무능하기까지 했다."

-보수진영 후보가 지지율 1, 2위인데 진보진영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 아닌가.

"이명박.이회창 두 수구보수세력의 후보가 선두권을 달리는 것은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 때문이다. 국민들은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노 정권에 대한 실망과 체념을 표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범여권에선 민노당도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는데.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진해온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때문에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 IMF가 20대80 사회를 만들었다면 노무현 정부는 5대95의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정동영 후보는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으로서 이런 상황을 만드는 데 실제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다. 정책이 다른데 그들과 어떻게 단일화를 하겠나. 범여권도 청산해야 할 정치세력이다."

-2004년 총선에 비해 민노당의 존재감이 희미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에 민노당이 주도해 성사된 삼성 특검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민노당은 노동자.농민.서민 속에 존재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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