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모니터 좌담회 중앙일보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난 5월부터 中央日報 지면을 평가해 온 제2기 독자 모니터들이 10월말로 6개월간의 활동을 마감했다.「독자 제일주의」정신에 따라 전국 각계각층,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이 신문 제작에참여할 수 있는 통로로 93년 11월 출범한 독 자 모니터 제도는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제3기를 맞았다.지난 6개월간 中央日報의「대표독자」로 발언해 온 2기 모니터 50명 가운데 권오영(權五英.49.국제영업분야 회사원),유계승(柳桂勝.38.출판영업 종사자),유세미(劉世美.25.월 간식당 기자)씨등 세 분을 초청,그동안의 활동을 결산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권오영=먼저 中央日報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커다란 변화에 대해 찬사를 보냅니다.특히 지난 9월1일부터 시행한 「3개 섹션 48면체제」는 우리 언론계의 혁명이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이 정도면 中央日報 스스로가 내건 「제2창간」 이라는 구호가 부끄럽지 않을 것 같습니다.독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신문제작 방식이니까요.「신문사 위주」에서 「독자 위주」의 제작으로 바뀌는 큰 전기(轉機)가 되었다고봅니다.이런 발상은 사회 모든 부문의 세계화 추세에도 부응하는것이겠지요.
▲유계승=동감입니다.중요한 이정표(里程標)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울러 이같은 시기에 단순한 독자가 아닌 「언론의 감시자」로서변화를 위한 中央日報의 고뇌와 함께 한 것을 자부심과 보람으로생각합니다.아주 유익한 경험으로 남을 것입니다 .
▲유세미=경제.스포츠를 포함한 3개 섹션화는 우선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봅니다.아쉬운 점이라면 전문성 측면에서 아직 독자의 입맛을 충분히 만족시키지못한다는 것입니다.사실 경제 섹션만으로는 경제전 문지의 역할을다하지 못하는 것 같거든요.물론 中央日報가 종합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리한 요구일지 몰라도 그만큼 독자의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걸 감지해야 합니다.
▲權=그렇습니다.독자들의 니드(Need)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서는 정말 좋은 신문이 되기 어려울 것입니다.그런 차원에서볼 때 中央日報 「독자페이지」欄이 전보다 축소된 것은 유감입니다.유일하게 독자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인데 이 렇게 푸대접(?)받을 수 있습니까.
▲柳=中央日報가 기획한 「봉사로 기쁨 찾자」캠페인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관을 심는 정신문화 운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그외에 「파라슈트 키드의 낮과 밤」「중병앓는의료현장」「외국인 노동자 24시」「낙동강 오염을 벗긴다」「이제할말은 하자」등의 기획 시리즈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일과성 보도에 그치는 경우를종종 보게 되는데 좀더 파고들어 심층분석과 대안을 제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劉=우리 모니터들은 제작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집중적인모니터링으로 개선을 유도해 왔습니다.그 결과 증권시세표와 시황기사가 한 지면에 실리게 되었으며,날씨면의 컬러 기상도의 색상도 차분한 톤으로 개선되었지요.또한 모니터 의견 에 따라 「재미있는 漢字여행」「English 하루 한마디」를 나란히 배열함으로써 스크랩하기가 훨씬 편리해졌어요.「3백원짜리」독자의 권리지만 「고객만족」을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의 기본권이기에 당당히개선요구를 해왔습니다.
▲權=이른바 「김일성 조문(弔問)파동」때 中央日報가 입장을 뚜렷이 표명한 것은 인상적이었습니다.최근 들어 中央日報의 「논조」와 「입장」이 분명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통계보다 분석중요 또 이념이나 사회의식 등 예민한 사안을 다룰 때는 적절한 외부인사의 글을 싣고 있는데 이러한 제작방향은 독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모든 내용을 中央日報 기자가 다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탈피한 느낌을 받습니다.
체제면에서는 「社說」을 3건으로 늘이고 가로쓰기로 짠 것이 특히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劉=언론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中央日報의 전문기자 선발은 심도있는 기사와 논평으로 「품질 제일주의」를 실현해 나간다는 취지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다만 아직까지는 「정련된 고급정보」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같아 아 쉬움이 남습니다. 비전문인으로서 지적하기 쉬운 예를 한가지 든다면,신설된「그래픽 논단」에서 얼마전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주부의 「건강보신제 선택기준」을 다룬 적이 있는데 그때 보신제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연령층인 30대 주부들을 조사대상으로 설 정한 것은 납득이 잘 안가더군요.그보다는 40~50대의 남성이 적절했을 것 같아요.설문에 나오는 생사탕.보신탕.사슴피 같은 것들은여성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것들이죠.식구중에 누가 먹게 되든 말입니다.따라서 이런 특수식품들에 관한 응답은 피상적일 수밖에없겠죠.이런 세밀한 부분들에 좀더 유의하고,기사도 통계수치 소개를 중심으로 작성하기보다는 전문적 분석에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문기자들이 빠른 시일안에 지면을 빛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가로.세로混用 혼란 ▲柳=「가로쓰기 문제」를 제기해 보겠습니다.오늘자만 봐도 총48면 중 26개면은 세로쓰기,나머지는 가로쓰기로 돼있습니다.
신.구세대를 모두 배려하는 차원에서 가로.세로쓰기를 혼용하고있다고 생각하지만,경제섹션과 스포츠섹션의 경우 첫 면만 세로쓰기로 하는등 두가지 스타일로 뒤죽박죽 섞는 것보다는 하나의 스타일로 통일감을 주는게 더 나을 것 같아요.
▲權=中央日報의 강점인 첨단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유익한 정보를신속하고 공정하게 보도해 주기를,그리고 「제2창간」이 빠른 시일안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다.모니터 아닌 일반독자로 돌아가더라도계속 「엄정하게」지켜보겠습니다.따지고 보면 中 央日報의 모든 독자가 바로 모니터 아니겠습니까.
〈정리=鄭寶庚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