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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아까우시죠 은행 수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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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1억2000만원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회사원 박모(41·서울 잠원동)씨는 금리가 오름세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이자만 한 달에 65만원가량 내고 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남편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인 주부 박모(38·서울 응봉동)씨는 어떻게 해야 환전 비용을 줄일까 고심 중이다. 박씨는 “여행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아낄 수 있는 것은 다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환율이 연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해외에 송금하거나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들에겐 환전이 고민거리다. 대출금리도 크게 올라 이자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 어떤 절약 방법이 있을까.

◆환전 수수료 아끼기=우리은행 외환사업단 김희량 차장은 “인터넷 예약 환전이나 환전 행사를 이용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단골 고객에게는 지점장이 재량으로 환율을 우대해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국민·신한·외환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환전 예약을 하면 수수료를 50% 정도 우대해 준다. 예를 들어 원-달러 매매 기준환율이 933원이면 살 때 환율은 여기에 17원이 더 붙은 950원이고 17원의 절반(8.5원)만큼 우대받아 1달러를 941.5원에 살 수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2월까지 환전 수수료를 최고 70% 깎아주면서 추첨으로 경품도 주는 환전행사를 한다. 영업점에서 미화 300달러 이상 환전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보험사와 제휴해 여행자보험도 무료로 가입시켜 준다. 농협도 내년 2월까지 환전 행사를 한다. 환전 및 여행자수표 거래 수수료를 최고 60% 싸게 해준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최고 50% 할인해 준다.

◆대출 이자 줄이기=새로 대출받을 땐 최대한 금리가 낮은 상품을 골라야 하지만 이미 대출받은 경우에도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금리 상승으로 이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면 주거래 고객 여부를 따져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하나은행 백미경 성북동 지점장은 “급여이체, 지점장 전결금리 우대를 모두 받으면 1% 정도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아무런 우대 없이 1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새로이 모든 우대를 다 받으면 연 100만원, 한 달에 8만3000원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신용평가에 따라 금리를 차등 적용받는 변동금리 신용대출을 받았다면 ‘금리 인하 요구권’을 활용할 수 있다. 신용이 좋게 바뀌었을 경우 증빙자료와 함께 ‘가계여신 조건변경(금리 인하) 신청서’를 해당 금융사에 제출해 금리를 내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소득 증가, 승진, 자격증 취득과 같은 변동요건을 갖추면 된다. 고금리 대부업체 이용자는 환승론을 이용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부채비율이 연소득의 120%를 넘지 않으며 부채액이 1000만원 미만으로 소득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이지론(www.egloan.co.kr)에서 취급하며 심사를 거쳐 30% 내외의 저축은행·캐피털사 대출상품으로 전환한다. 이지론 이현돈 이사는 “전환 심사가 까다롭고 환승론 이자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있지만 최근 이자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GB캐피탈 등 5개사가 환승론을 취급하고 있으며 다음달 전주고려상호저축은행이 새로 참여하는 등 업체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수수료 절약=은행들이 송금·예금 인출에 부과하는 수백~수천원의 수수료도 주거래 여부, 시간대에 따라 아낄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거래고객을 일정 등급으로 나눠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깎아준다. 거래실적이 좋을수록 우대받으므로 단골 은행을 만들어야 한다. ATM과 같은 자동화 기기를 이용할 때는 가능한 영업시간 내 거래은행의 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외환은행은 고객이 영업시간대에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경우엔 수수료를 받지 않지만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는 600원을 받는다. 다른 은행기기에서 인출할 때는 영업시간대에 1000원, 이후엔 1200원을 받는다.

글=염태정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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