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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도 '대선 모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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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명박·정동영·문국현(왼쪽부터) 후보가 판도라TV가 마련한 네티즌과의 동영상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판도라TV는 네티즌들이 후보들에게 묻고 싶은 내용을 추려 후보의 답변을 듣고 이 장면들을 찍어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했다.

주요 인터넷 포털들이 27일 일제히 대선 체제로 전환했다. 언로(言路)를 활짝 열고 대선 관련 서비스를 보강했다. 이에 따라 2002년 '노풍'의 진원지로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인터넷 선거전이 올해도 재연될지 주목된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한시적으로 없앴던 정치기사 댓글을 이날 부활시켰다. 네이버는 그동안 정치기사에 댓글을 다는 것을 금지하고 별도로 마련한 정치토론장 코너에만 의견을 올리도록 해 왔다.

네이버는 또 대선 후보 블로그를 마련해 각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홍은택 NHN 이사는 "공식 선거 운동 돌입에 맞춰 정치기사 댓글을 마음대로 달게 했다"며 "유권자들이 자유로운 정치토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 직원들이 모금한 ‘소액 다수 정치 후원금’을 기탁하는 행사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일일 홍보대사로 위촉장을 받은 인기가수 원더걸스 멤버인 유빈·선예·예은씨(왼쪽부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트(UCC) 사이트인 판도라TV도 이날 대선 관련 UCC를 메인 화면에 배치했다. 이 회사 황승익 이사는 "그동안 유통되던 대선 관련 동영상 콘텐트는 대부분 각 후보 캠프에서 올린 것이고, 일반 네티즌이 만든 것은 별로 없었다"며 "이젠 네티즌의 참여가 가능해진 만큼 대선 관련 동영상 UCC가 많이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포털 다음은 동영상 UCC 섹션인 'TV팟'에 대선 관련 UCC를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박현정 다음 팀장은 "대선 후보가 12명으로 확정돼 TV팟을 대선체제로 개편했다"며 "후보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를 밝힐 수 있어 네티즌 간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인터넷 공간은 다소 한산했다. 이날 네이버의 대선 관련 정치기사에는 대부분 10건 미만의 댓글이 달렸다. 이는 정치기사 댓글을 차단하기 전인 9월 초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판도라TV에는 이날 120여 건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들 영상의 대부분은 각 대선 후보 진영이 마련한 것이다. 네티즌이 손수 만든 UCC는 3~4건에 불과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온라인에 댓글을 남기기 위해서는 실명을 쳐넣어야 하는 인터넷 실명제 적용 사이트를 기존 35개에서 1450개로 확대했다. 선관위는 또 "공식 선거운동 동안 인터넷에서 후보에 대한 개인적인 지지나 반대 의사 표시는 가능하지만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 등은 선거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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