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초대석>위암투병 레슬링金 송성일 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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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위암이라는 절대절명의 난관속에서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레슬링그레코로만형 1백㎏급 금메달을 따낸 송성일(宋聖一.25.상무)이 병원문을 나서며 재기를 다짐했다.지난 19일 5시간30분에걸친 대수술을 받은 宋은 의료진이 놀랄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끝에 28일 오후 퇴원,과천 자택에서 요양중이다.이날 퇴원하기 직전 송성일을 삼성의료원 1104호에서 만나 그간의 투병 과정등을 들어봤다.
-자신의 병이 위암이라는 것은 언제 알았습니까.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와 입원할 때까지만 해도 위궤양인줄 알았어요. 수술받고 이틀이 지난뒤 신문을 보고서야 비로소 위암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 심정은 어땠습니까.
▲순간적으로 하늘이 노랗게 보였습니다.
암세포가 대동맥 부근까지 퍼져 수술이 조금만 잘못돼도 죽는 힘든 수술이라는 것을 나중에 들었습니다.집도하신 이병붕(李秉鵬)과장님 덕분에 덤으로 인생을 살게 됐습니다.
-히로시마에 도착한 뒤 병세는 어떠했습니까.
▲식사를 거의 못할 정도로 악화됐습니다.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목구멍에 밀어넣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하지만 후배들 사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전혀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경기에는 지장이 없었습니까.
▲경기 당일에도 구역질이 나고 배가 아파 매트에 주저앉고만 싶었습니다.
그러나 90년 베이징(北京)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대부상으로 대표선발전에 나가지 못했던 악몽이 떠올랐습니다.그리고 4년간 오직 이날만 기다려 왔다는 생각이 들어 오기가 치솟았습니다.
순간 신기하게도 통증이 싹 사라졌습니다.결승에서 카자흐의 레이키네를 물리치고 시상대에 섰을때 다시 고통이 엄습해왔습니다.
수술받느라 체중이 10㎏이나 빠진 송성일은 1주일만에 밥을 먹는등 좋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宋을 치료한 이병붕박사는 그가 레슬링을 다시 하기는 힘들 것으로 진단,宋의 측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글 =金相于기자 사진=金鎭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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