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린북스>"원숭이들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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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50년대 중반 의학계는 소아마비 백신을 발명,이 병의 예방에금자탑을 세웠다.
백신 발명 몇년만에 미국에서만 연2만명에 달하던 소아마비환자가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줄어들었으니 가위 의료계의 혁명이라 부를만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의학계의 발전은 원숭이등 영장류에게는 생존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재앙」으로 작용했다.
실험용 백신 테스트에 동원돼 목숨을 잃은 원숭이류가 무려 5백만마리를 헤아리니 재앙이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듯 싶다.
이 책은 바로 이같은 원숭이들의 수난을 다루고 있다.
과학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인간의 질병퇴치를 위해서는 이쯤의 동물살해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러나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의학계 실험의 효용성에 강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뇌손상을 연구하기 위해 비비 머리 속으로 피스톤을 박아넣는 장면,절대고독은 삶의 의지까지 말살시킨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원숭이를 「절망의 함정」에 격리시키는 연구를 소상하게 묘사,독자들을 소름끼치게 만들고 있다.
저자 블럼은 나아가 붉은 털원숭이가 현재 소년들이 즐기는 비디오게임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밝혀내 일반독자들에게『인간의「형제」라고까지 일컬을 수 있는 영장류를 실험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짐으로써 동 물보호의 필요성을 직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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