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이런 중소기업들 이직 생각 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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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모본’은 매년 전 직원 100여 명이 해외여행을 간다. 사진은 지난해 사이판에서의 모습.

대기업 공채는 이제 마무리 단계다.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한 구직자들은 ‘이러다 한 해가 또 지나가나’ 하고 초조할 때다.

 하지만 대다수의 중소기업은 여전히 채용이 진행 중이다. 많은 구직자가 ‘아무래도 큰 기업이 연봉이나 복리후생이 낫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중소기업을 기피한다. 하지만 직원 수 100명 남짓의 중소기업 중에도 대기업 부럽지 않은 연봉 수준과 복리후생 제도를 갖춘 기업들이 있다. 대기업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직원 수가 적은 만큼 더 아기자기한 면도 있다. 구직자들이 알아둘 만한 ‘괜찮은 중소기업’들을 취업포털 잡코리아로부터 추천받아 각종 복리후생 제도에 대해 알아봤다.

 ◆한 해 이직률 5%의 비결=중소기업 평균 이직률은 20% 정도. 하지만 5% 정도인 회사도 있다. ‘콘트론’과 ‘이스트소프트’가 그렇다.

 서울 가산동에 있는 콘트론은 공장 자동화 부품을 수입·판매하는 회사다. 직원이 70명 정도인 이 회사의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3300만원. 대기업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2900만원)보다 높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술적 지식을 갖춘 기술영업직 사원이 대부분”이라며 “인재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재들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금연을 장려하기 위해 건강관리수당을 주고 자녀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도 갖추고 있다.

 서울 봉천동에 있는 이스트소프트 1층엔 카페테리아가 있다. 직원들이 공짜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사내 카페’다. 남성·여성 전용 휴게실도 있어 쾌적한 환경을 갖췄다. 소프트웨어 ‘알집’을 만드는 이 회사는 직원 150명의 중소기업. 김장중 대표는 “자유롭고 쾌적한 환경이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한다”고 설명한다. 직원들의 학위 취득도 적극 도와준다. 학사과정은 1년 이상 근속자부터, 석사과정은 3년 이상 근속자부터 학비의 50% 이상을 지원한다. 어학 교육에 필요한 돈은 100% 지원한다. 5년마다 ‘리프레시 휴가’를 열흘 정도 주기도 한다. 이 회사는 30일까지 프로그래머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대졸 신입 인력의 초봉은 2500만원(군필 사무직 남성 기준) 정도다.

 ◆창의성 살리는 지원 제도=직원들의 사기를 살리고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갖춘 중소기업들도 있다. 블루투스 헤드셋 제조업체인 ‘모본’은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전 직원 100여 명이 함께 해외여행을 갔다. 부서마다 원하는 음악회와 뮤지컬 등 각종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비용도 지원해 준다. 인사팀 김수정 과장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 많은 문화를 보고 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모본 사내에 있는 휴게실은 저녁에 술을 마실 수 있는 바로 변신한다. 직원이면 양주와 와인·맥주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부서 사람들끼리 비용 부담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수시 채용으로 인재를 뽑고,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2400만원 정도다.

 디지털 기기를 만드는 ‘코원시스템’은 출근 시간이 따로 없다. 부서 또는 개인별로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박민희 홍보팀장은 “집안일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개인 사정에 따라 오전 11시나 낮 12시에 출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탄력 근무제를 도입한 건 직원들에게 자기 계발과 가정 생활을 위한 시간을 더 주기 위한 취지다. 직원이 180명 정도인 이 회사의 초봉은 2600만~2700만원 선. 매년 30여 명의 신규 인력을 상시 모집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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