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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모토로라코리아와 메이크어위시 재단의 난치병 어린이 돕기 사업의 일환으로 이미진양이 톱 모델 이지연씨와 화보 촬영을 하고 있다(左). KT가 서울 광화문 본사 ‘KT아트홀’에서 매일 저녁 여는 ‘1000원의 나눔’ 재즈 콘서트 .

모토로라코리아 임정아 마케팅 담당 이사는 지난여름, 올가을에 출시할 신제품 마케팅을 고민하다 무릎을 쳤다. ‘그래, 마케팅을 공익 캠페인과 연결하는 거야. 새로운 기부 방법도 찾고 사내 봉사 동아리의 참여도 유도하고….’ 모토로라코리아가 10일 출시한 ‘레이저 스퀘어드 위시(Wish)폰’, 그리고 ‘위시 컴 트루(Wish Come True)’ 캠페인은 그렇게 탄생됐다.

임 이사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 성취를 돕는 국제 복지재단 ‘메이크어위시(Make-A-Wish)’와 손을 잡았다. 양측은 논의 끝에 세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한 대를 팔 때마다 5달러씩 정립해 메이크어위시 재단에 기부하고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해 난치병 어린이들의 꿈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화보집 ‘위시 북’을 출간하며 ▶모델이 꿈인 이미진(18)양의 소원을 들어주는 ‘위시 데이’ 행사에 모토로라 직원들이 봉사자로 참여키로 한 것이다. 비용은 모토로라가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임 이사는 “캠페인을 통해 메이크어위시재단의 활약상과 난치병 어린이 돕기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도 위시폰의 이름에 담긴 의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창의적인 공익 캠페인은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공익 캠페인을 앞세워 사회공헌 활동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업체인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의 박영숙 대표는 “IT 기업들이 기술 인프라를 십분 살려 고안해낸 기부 방식과 공익 캠페인은 글로벌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해피빈’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해피빈은 전국의 공익단체와 기업·네티즌을 연결해 누구나 쉽게 기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일종의 기부 포털이다. 마땅한 홍보 방법이나 모금 수단이 없어 고민하는 소규모 공익단체들이 네이버에 ‘해피로그’라는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선옥 NHN 사회공헌팀장은 “해피빈을 통해 올해만 19억5000여만원을 모아 중소 공익단체에 전달했다”며 “최근에는 가족·친구·동호회원끼리 기부용 사이버머니인 ‘콩’을 쌓아 뒀다가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콩저금통’ 서비스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산업의 특성을 살린 모바일 공익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모바일 미아·장애인·치매노인 찾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15명의 미아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부모 품으로 돌아갔다.

또 이용자들에게 국내외의 긴급 재난 정보를 발송하는 ‘긴급재난문자방송’ 서비스도 반응이 괜찮다. 최근에는 24시간 청소년들이 문자로 고민을 상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소년 모바일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중앙일보 뉴스 포털 ‘조인스닷컴’과 ‘폐휴대전화 모으기 캠페인’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KT는 서울 광화문 본사의 ‘KT아트홀’에서 4월부터 매일 저녁 ‘1000원의 나눔’ 재즈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무료 공연을 할 때보다 청각장애 청소년 지원을 위해 1인당 1000원씩 입장료를 받은 다음 더 많은 청중이 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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