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전용 저가 항공사 대한항공, 내년 5월 이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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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내년 5월 취항을 목표로 곧 국제선 전용 저가 항공사를 설립한다고 26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다음달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에어코리아(가칭)’라는 저가 항공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에어코리아는 내년 초 건설교통부에 면허 신청을 낸 뒤, 이르면 5월 처음 운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김재건 저가 항공사 TF팀 상무는 “아시아 저가 항공사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근거리 국제선 저가 항공 노선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세부퍼시픽(필리핀)·오리엔트타이(태국)·PMT항공(캄보디아) 등 15개의 외국 저가 항공사가 국내에 취항하고 있으며, 전체 항공 수요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김 상무는 “안전도는 대한항공 수준을 유지하면서 요금을 대폭 낮춘 저가 항공사가 국내에도 생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에어코리아의 요금이 대한항공의 75~8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기 정비와 운항 훈련 등 안전과 직결된 부분은 대한항공에 아웃소싱해 저가 항공사가 가질 수 있는 안전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예약 및 발권을 인터넷으로만 하고,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해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중형 항공기인 A300 세 대와 B737 두 대 등 항공기 다섯 대를 투입하고, 이에 필요한 객실 승무원 140여 명 등을 새로 채용할 예정이다.

 에어코리아가 국내선을 운항하지 않고 국제선 노선에 곧바로 뛰어들겠다는 데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형평에 어긋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행 규정상 국내선 면허를 취득한 뒤 일정 시한이 지나고 안전성을 입증해야 국제선 면허를 주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대항항공이 안전에 관한 업무를 맡기 때문에 안전성은 이미 입증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신생 항공사로 봐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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