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씨동굴 파수꾼 이광복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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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사진사 이광복(李光馥.29.사진)씨의 일터는 절벽에 미로같이뚫려있는 동굴속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고씨동굴의 파수꾼」이라 자부하는 그는 지난 3년간을 꼬박 동굴 속에서 살아온「동굴인생」을 앞으로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마치 수십개의 강과 골짜기,산과 호수를 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인양 석순과 석회주(柱)사이를 오르내리고 때로는 기다시피해 닿을 수 있는 동굴가장 안쪽 구석으로 매일 출근한 결과 그는 이제 눈을 감고도 그 미로같은 굴 안을 헤집고 다닐 수 있게 됐다.
고씨동굴이 자랑하는 석회기둥「오백나한상」앞에 자리잡은 그는 이 절묘한 자연의 솜씨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보려는많은 관광객들을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하지만「동굴 명예감시원」의 역할에도 큰 보람과 의무감을 갖고 있 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아름다운 석순을 잘라내고 동굴 안에서 소변을 보기도 해요.또 먹을 것을 갖고 들어와서는 그 쓰레기를 동굴 속에 버립니다.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에요.』 〈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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