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도덕 재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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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성수대교 붕괴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도덕기반이 취약한데 대한 국민적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도덕적 기초가 얼마나 부실한지를 반성해 봐야 할 때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면서 어떻게 살아 왔는가,그리고 삶에 있어서 나와 남과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어떻게 인식해 왔는가를 자문해 봐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물불을 안가리고 돌진해 온 사업가들과 장사하는 분들,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권력을 쥐어 보려고 노심초사해 온 각계각층의 사람들 모두가 과연 돈.권력.명예가 본질적으로 무엇이기에 기를 쓰고 얻으려고 몸부림쳐 왔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하면 결국 자기자신 하나만을 위해서는 이런 것들이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소용되게 하기 위해 많은 돈과 높은지위와 큰 명성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유익하게 쓰는데 궁극적인 용도가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이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끼쳐서는 안된다.이 시대의 많은 부조리와 역기능은 이와 같이 근본적인 삶의 목표에 관한 발상의 잘못에서 비롯 된다고 생각한다.우리가 모두 궁핍하던 시대에는 자기와 식구들의 배를 채우기위해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많은 돈을 버는 목적의 상당부분이 타인을 위해 유익하게 쓰기 위한 것일진대 남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부실공사나 부실감독을 자행하는 것은 인간성의 본질을 망각하기 때문이다.보람되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 자체가 남을 위 해 산다는 것이라는 인간성의 본질을 일깨워야 한다.사랑이 도덕 재무장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겠다는 뜻이다.
〈경제기획원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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