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 김용수 또 MV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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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번은 길게,한번은 짧게」.김용수(金龍洙.LG)가 만들어낸한국시리즈 MVP 2회수상의 신화는 90년에는 선발로,올시즌에는 마무리투수로서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값지다.金은 90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상대로 1,4차전에 선발로 나서 2승,방어율 1.29를 기록해 MVP가 됐었다.그러나 이번에는 1차전에서의 구원승과 3,4차전 세이브를 기록하며 방어율 0.00의 완벽한 마무리투수로 영광을 안았다.
〈관계기사 39面〉 전문화가 철저히 지켜지는 투수에서 선발과마무리로 이런 값진 기록을 일궈냈다는 것은 매우 드문일이다.국내투수의 경우 구위가 뛰어난 투수는 선발.마무리를 구분하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선동열(宣銅烈.해태)김상엽(金相燁. 삼성)이 그런 경우고 박동희(朴東熙.롯데)가 선발에서 마무리로,송진우(宋津宇.한화)가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했다.
메이저리그에서 90년대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불리는 데니스 에커슬리(오클랜드)는 75년 선발로 13승을 올려 최우수 신인투수상을 수상한뒤 88년과 92년에는 45세이브,51세이브로 각각 최우수 구원투수상을 따낸바 있다.
85년 LG의 전신인 MBC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金은89년까지 마무리전문으로 활약하다 90년 선발로 탈바꿈,팀을 정상에 올려 놓은뒤 93년부터 다시 마무리로 복귀했다.올시즌까지 3백79경기에 출장,1백56세이브.2백2세이 브포인트로 프로야구 최다세이브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金은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에 대해 『남들보다 체격(1m76㎝.72㎏)이 뒤진 내가 3경기에서 모두 1점차의 승부를 지킬수있었던 것은 경험과 정신력 덕분이다.페넌트레이스가 끝난뒤 한달가량의 휴식기간중 충분한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정신 력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이 보탬이 된 것같다.』며 성공의 열쇠가 정신력에 있었다고 말한다.金은 이 정신력과 근성의 중요성을 김인식(金仁植)LG2군코치로부터 배웠다고 한다.金의 동대문상고 7년선배인 金코치는 현역시절 악착같은 승 부근성으로 잘 알려졌던 인물. 『남들은 평생 해볼까 말까한 한국시리즈 MVP를 두번이나 해봤으니 이제 남은 바람이라면 세이브부문 기록을 좀처럼 깨기 힘든 기록으로 늘리는 것뿐입니다.』 金은 시즌 내내 자신을돌봐준 아내 김미경(金美璟.34)씨와 두딸을 데리고 호주여행을계획하고 있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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