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구의특허교실>9.중국의 특허 上.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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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세계 제5위-이것이 중국(中國)의 산업재산권 출원면에서 본 현재의 좌표다.실로 무섭게 떠오르는 출원대국이다.중국의 최근 산업재산권 동향과 관련해 지적해 두고 싶은 특색이 몇가지 있다. 첫째,특허제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출원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중국 특허청(專利局)이 개청된 것은 80년1월이었으며,83년에야 현행 상표법이 시행되고,85년4월에는특허법에 해당하는 「專利法」이 시행되었다.이 법 시행이후 7년만인 92년도 중국의 특허.실용신안 출원은 총 5만8천7백78건에 달함으로써 우리나라의 5만9천7백38건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더욱이 산업재산권 4권(權)을 합친 총출원량은 15만8천건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제도가 실시된 지 채 10년도 안된 시점에서 우리를 앞질러 「세계 제5위」의 출원대국으로 부상한 것이다.둘째,이러한 출원증가의 내용면에서 자국인(自國人)의 출원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92년도 특허.실용신안 출원량중 중국 국민의 출원비율이 92 .3%이며,이 중에서도 실용신안의 경우 99.6%나 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실용신안 출원이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많은 4만4천건에 이르는 이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이는 다름아니라 중국인들이 「상품」에 눈을 뜨고,「판매」하는 제품에 인식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증좌임이 분명하고,제품 의 품질과 기능을 향상시켜 경쟁력강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구체적인 징표인것이다. 셋째,기술개발과 특허의 중요성에 눈뜬 중국정부가 특허행정체제의 강화에도 무서우리만큼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80년에 특허청의 개설과 함께 인력.예산.시설등에 대한 투자를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그중 인력면에서 우리와 비교해 볼때 92년도 총 출원건수는 우리가 약간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인원은우리의 5백70명에 비해 중국은 2배가 훨씬 넘는 1천3백여명이나 된다.그들은 또 이미 89년도에 24층에 달하는 단독청사를 완공하고 별도의 6층건물로 된 특허정 보센터도 건립해 90년부터는 컴퓨터에 의한 심사업무 처리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현재는 광대한 중국대륙 전국을 온라인망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전산화 10개년계획을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는 독일로부터의 30년 장기차관과 특히 지멘스 社의 기술지원에 큰 힘을 얻고 있는데,방대한 중국시장을 향한 이들 선진국의 다방면에 걸친 협력형태가 우리의 주목을 끈다.참으로 두려움으로 직시해야 할 이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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